모래폭풍·침대 넘어야 할 한국, 중동 지옥으로…벤투, “행복한 결과는 아닌데”

입력 2021-07-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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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가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최종관문에서 강호 이란을 비롯한 중동 5개국에 둘러싸였다. ‘조 편성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벤투 감독 역시 “행복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질문”이라며 부담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The Road to QATAR!’

2022카타르월드컵으로 향하는 여정이 참으로 험난하다. 한국축구가 중동의 거센 모래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의 한국은 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31위), 이라크(68위), 아랍에미리트(UAE·73위), 시리아(79위), 레바논(93위)과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이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동국가들과만 경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한국은 9월 2일 이라크와 홈 1차전, 7일 레바논과 원정 2차전을 시작으로 이듬해 3월까지 최종예선을 펼친다. 10월에는 시리아(7일·홈)와 이란(12일·원정), 11월에는 UAE(11일·홈)와 이라크(16일·원정)를 만난다. 이어 내년 1월 27일 레바논과 홈경기에 이어 2월 1일 시리아 원정을 떠나고, 3월 24일 이란과 홈경기에 이어 29일 UAE 원정으로 최종예선을 마친다.

아시아에 배정된 카타르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으로, 각조 2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하며 3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대륙간 PO까지 통과해야 한다. 한국으로선 반드시 조 2위 안에 들어야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어느 팀도 만만하지 않다. 2010남아공월드컵부터 4회 연속 최종예선에서 마주치게 된 이란은 물론 UAE, 이라크, 시리아도 굉장히 껄끄럽다. 이미 2차 예선에서 겨룬 레바논 또한 쉬운 상대는 아니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이란에 9승9무13패로 열세이지만 UAE(12승5무2패), 이라크(7승11무2패), 시리아(4승3무1패), 레바논(10승3무1패)에는 앞서있다.

이동부담도 크다. 2차 예선의 일부 잔여경기를 특정국가에서 통합 진행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종예선만큼은 기존 방식대로 홈&어웨이를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한국은 매달 1회씩, 총 5차례 중동 원정을 다녀와야 한다. 반면 상대국들은 한국 원정을 제외하면 이동거리가 짧다는 이점이 있다.

중동 특유의 비매너와도 싸워야 한다. 선제골이 중요해졌다. 중동국가 다수가 자신들이 앞선 상황에선 가벼운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시간을 지연시키곤 한다. 여기에 휘말리면 방법이 없다. 그러면서도 플레이는 대단히 거칠다. 객관적 전력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2차 예선에서 시간지연 등 레바논의 비신사적 행위를 경험한 뒤 “이러면 아시아축구가 발전할 수 없다”고 일갈한 벤투 감독으로선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조 추첨 직후 AFC를 통해 “약체가 없다. (결과가) 행복하다곤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를 존중하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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