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그놈의 광수” · 김지훈 감독 “섭외 후회”…광수가 어쨌길래?

입력 2021-07-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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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김혜준·김성균·이광수(왼쪽부터)가 5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영화 ‘싱크홀’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쇼박스

8월 11일 개봉 영화 ‘싱크홀’…유쾌했던 온라인 제작 발표회 현장

차승원 “이광수 학구적 열정 굿”
김성균 “항상 광수만큼만 지시”
김감독 “너무 진지해 깜짝 놀라”

싱크홀에 갇힌 사람들의 탈출기
위험한 재난상황을 웃프게 풍자
이광수 “소재와 접근, 신선했죠”
“분위기 메이커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너무 진지했다. 섭외를 후회했다.”

영화 ‘싱크홀’의 연출자 김지훈 감독이 배우 이광수를 가리켜 말한다. 그러자 주연 차승원은 “(광수가)부담스럽게 촬영장에 공부하러 왔으니까. 촬영장에서 이광수의 학구적 열정에 대한 칭찬이 많이 나왔다”며 말을 받는다. 또 다른 주역 김성균도 지켜만 보지 않는다. “감독님이 ‘광수만큼만 하라’고 말하곤 했다”며 웃는다. 기어이 ‘그놈의 광수’가 “현장에서 유행어가 됐다”며 차승원이 덧붙였다.

8월11일 개봉하는 ‘싱크홀’(제작 더타워픽쳐스)의 촬영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광경이었다. 5일 오전 영화의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과 김지훈 감독은 저마다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말과 말로, 자신들이 의기투합했던 현장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 대체 이들의 입담을 따라갈 재간 있는 자, 누구일까. 거침도, 망설임도 없이,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는 ‘티키타카’처럼 이들은 농담과 너스레를 오가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훈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재난 속 ‘웃픈’ 현실…배우들의 유머로

이들이 호흡을 맞춘 ‘싱크홀’은 순식간에 땅이 꺼지면서 무너져 내린 싱크홀과 그 속에서 빠져나가려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김성균)과 그의 집들이에 초대된 이광수를 비롯한 직장 동료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일상생활 속에서 분투해가는 이웃(차승원) 등이 얽히고설키며 지하 500m 싱크홀에 갇힌 채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다.

영화는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슬며시 웃음 짓게 하는데, 위험한 재난의 상황을 담아내며 현실에 해학의 시선을 던진다. 그리고 ‘웃픈’(웃기지만 슬픈) 세상살이를 풍자한다. 이광수는 “소재는 물론 재난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접근도 신선했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역할에 맞다.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지훈 감독은 이에 화답하듯 “내가 아는 차승원과 극중 캐릭터가 그냥 맞았다. 그의 유쾌함이 좋았다. 남을 즐겁게 해주는 과잉과 넘침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건넨 다음 날 차승원으로부터 (출연 수락)전화를 받았다는 감독은 “25년째 영화를 해왔는데. 보통 (배우들은)이틀 정도는 뜸을 두고 전화를 준다. 그런데 차승원이 갑자기 전화해 난감했다. 우리도 간을 봐야 했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차승원은 “시나리오를 받은 그 날 전화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자존심이 상해 다음 날 아침 전화했다. 혹시 다른 배우를 선택할까봐”라며 예의 유머를 발휘했다.

영화 ‘싱크홀’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감염병을 묻어라!

‘싱크홀’은 28일 개봉하는 ‘모가디슈’와 함께 올해 여름 시즌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개봉 소식을 알리며 감염병에 맞서는 또 한 편의 한국영화로서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차승원이 선두에 섰다. 그는 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았던 올해 4월 초 영화 ‘낙원의 밤’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감염병 사태에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싱크홀’까지 잇따라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그는 “2년째 엄중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텐데 ‘싱크홀’이 지친 마음과 몸에 조금이라도 활력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 제작진은 개봉일을 최근 확정한 뒤 일찌감치 5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관련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그만큼 영화와 관련한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차승원과 김성균, 이광수 등 배우들도 힘겨운 시대, 웃음을 녹여내며 완성한 이야기에 대한 제작진의 자신감이 관객에게 위안을 주며 극장가 흥행으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싱크홀(sink hole)이란?

땅이 가라앉아 생긴 구멍. 주로 석회암 등 퇴적암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한다. ‘지하수의 저주’라고도 불린다. 자연적으로는 지하수가 땅 속으로 스며들어 일정한 층이 만들어진 뒤 여기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겨난 빈 공간이 지층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순식간에 땅이 꺼져 생겨난다. 하지만 도시개발 등으로 인한 인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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