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9세에도 밀어서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

입력 2021-07-06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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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 스포츠동아DB

외야 어디로든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힘이 아직도 건재하다.

KBO리그 적응을 마친 SSG 랜더스 추신수(39)가 여름의 시작과 함께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정교함은 물론 파워에서도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하며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타격을 과시하고 있다.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추신수의 기록들 중 가장 눈여겨볼 것은 역시 장타다. 7월 들어 5일까지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잇달아 쏘아 올렸다. 어느새 13홈런 고지를 밟아 충분히 20홈런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가 KBO리그 적응을 마쳤음은 최근 만들어낸 홈런 타구의 방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겨 치는 스윙으로 우월 홈런을 주로 많이 만들어냈던 시즌 초반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가운데 담장과 왼쪽 담장을 넘기는 타구가 많아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그만의 홈런존이었다. 1982년생 추신수의 올해 나이는 만 39세. 정확하게 밀어치는 타격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고 있으니 투수들로선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추신수는 시즌 8~13호 홈런 6개 중 단 한 개만을 오른쪽 담장으로 넘겼다. 이 중 3개는 밀어 쳐서 넘긴 좌월 홈런이다. 파울 폴을 맞히는 홈런까지 만들어 특유의 손목 힘을 자랑하기도 했다. 나머지 2개는 가장 먼 거리를 넘긴 중월 아치였다. 시즌 초반 기록한 홈런 7개 중에선 단 한 개만 밀어 쳐서 넘긴 아치였다.

상대 투수와 타이밍이 맞아가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당겨 치는 스윙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홈런도 이 스윙에서 많이 뽑는다. 밀어 치는 타격으로 장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데, 추신수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완벽한 타이밍과 힘으로 타구를 왼쪽 담장 너머로 보내고 있다. 타자의 바깥쪽 코스로 어렵게 승부를 한다는 것은 투수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점점 더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추신수가 KBO리그 투수들에게 지속적으로 ‘부채꼴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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