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의 도쿄행 불발…꼬여버린 ‘김학범호’의 플랜A

입력 2021-07-16 20: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구상이 단단히 꼬였다. 핵심 수비수가 격전지로 향하기 하루 전,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와일드카드(25세 이상)로 선발된 김민재(베이징 궈안) 얘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김민재가 소집 해제됐다. 베이징 구단의 요청으로 올림픽에 갈 수 없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자리는 박지수(김천 상무)가 채우게 됐다.
김 감독에게는 대단히 안타까운 소식이다. 제공권과 힘, 스피드, 수비 리딩 등 수비수의 장점을 두루 갖춘 김민재는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자원이었다. 그러나 베이징은 일찌감치 ‘차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올림픽은 A매치와 달리 선수 의무 차출 규정에 없다. 올림픽 출전국 절대 다수가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이다.
올림픽대표팀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꾸준히 손발을 맞췄다. 하지만 김민재를 둘러싼 기류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유일한 가능성은 빠른 이적, 그리고 해당 팀의 ‘차출 허락’이었다. 김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 평가전을 하루 앞둔 15일, “이미 기다렸으니 더 기다려 보겠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베이징 측은 끝내 긍정의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결국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평가전(2-2)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프랑스 평가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하차가 결정됐다. ‘김학범호’는 가장 출중한 자원을 잃었다. 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의 최대 문제점으로 수비 불안을 꼽아왔다.
일단 박지수는 현 시점에서 최선의 카드다. 최근 K리그에서 거듭된 불운과 잦은 실수로 불안감을 노출했으나 절치부심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가벼운 발목 부상이 있지만 올림픽 출전에는 지장이 없다.
다만 조직력은 다른 문제다. 박지수는 16일 늦은 밤에야 파주NFC에 합류한다. 손발을 맞춰볼 틈도 없이 17일 이른 아침, 일본 도쿄로 향한다. 뉴질랜드와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은 22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시간에 쫓기는 김 감독에게 ‘박지수의 연착륙’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