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KT 오윤석, “꼭대기에서 시즌 마치도록 작은 보탬이라도 될 것”

입력 2021-07-31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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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석. 스포츠동아DB

오윤석. 스포츠동아DB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아 걸려온 전화. 길지 않은 통화였지만 프로 8년차 선수가 처음 듣는 말들로 가득했다. 목소리와 표정, 대답만으로도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윤석(29)은 그렇게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롯데와 KT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31일 2대1 거래를 발표했다. 롯데가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내주고, 투수 이강준을 받는 내용이었다. 이숭용 KT 단장은 “포수 및 내야 뎁스 강화를 위한 영입이다. 오윤석은 내야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해 수비 강화에 도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고~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오윤석은 1군 통산 214경기에서 타율 0.252, 8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63경기에서 타율 0.298, 4홈런을 기록했고 히트 포 더 사이클 진기록을 작성하는 등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나 올해는 그만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오윤석은 “아침에 전화를 받았다. 생소한 경험이라 놀란 건 사실이다. 주위 트레이드 되는 선수들을 보면서 ‘나한테도 저런 일이 일어날까? 일어나면 어떤 기분일까?’를 종종 생각했다. 막상 일어나니 실감이 잘 안 난다. 통화를 지켜보던 아내도, 나도 아직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선두 KT는 오윤석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거래를 성사시켰다. 반대로 롯데 입장에서도 오윤석이라는 아까운 카드의 길을 터주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오윤석은 “롯데와 안 좋은 감정으로 이별하는 게 아니다. 기회를 주기 위해 배려해준 거라 오히려 감사했다”는 진심을 말했다.


롯데와 KT는 유달리 잦은 선수 거래를 해왔다. 오윤석이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만 따져도 장성우, 황재균, 배제성, 신본기, 하준호, 조현우 등 한가득이다. 또 코칭스태프 중에서도 김태균 수석코치, 박기혁 박정환 최만호 코치 등이 있다. 여기에 상무에서 인연을 맺은 송민섭, 문상철에 경기고 후배 심우준까지 든든하다. 오윤석이 적응을 자신하는 이유다. 또 함께 KT로 넘어가는 김준태도 있다. 김준태와는 롯데, 상무에 이어 KT에서까지 한솥밥을 먹는다. 오윤석은 김준태와 연락해 “아따, 인연 질기다”는 너스레로 새 팀에서의 동행을 격려했다.


“고향 같은 팀, 집 같은 팀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됐다. 롯데는 프로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팀이다. 팬들이 자식을 대하듯 잘할 때는 칭찬을, 못할 때는 애정 어린 질타를 해주셨다. 더 큰 즐거움과 기쁨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다. 이제 KT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 1위 팀 아닌가. 내가 대단한 선수는 아니지만 빈틈이 생길 때 공백을 채워준다면,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유지해 꼭대기에서 시즌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선두 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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