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후반기는 마무리 수난시대’ 롯데 김원중이 더 빛나는 이유

입력 2021-08-18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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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원중은 17일까지 후반기 팀의 5승(2패) 모두를 든든히 지켰다. 17일 사직 키움전에선 1점차 터프 세이브까지 챙겼다. 다른 팀 마무리투수들이 4주간에 걸친 올림픽 휴식기의 여파 때문인지 후반기 들어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원중만은 예외적으로 세이브 성공률 100%를 기록 중이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KBO리그 후반기는 그야말로 ‘마무리투수 수난시대’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7일을 기준으로 후반기 리그 전체의 세이브 성공률은 고작 22.03%다. 세이브 상황 총 59차례 중 성공은 겨우 13회에 그쳤다. 반면 블론세이브(BS)는 무려 10번이나 나왔다. 정해영(KIA 타이거즈)과 원종현(NC 다이노스)은 각기 2차례, 고우석(LG 트윈스)과 정우람(한화 이글스)은 1차례씩 BS를 떠안았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김원중(28)은 이런 흐름과 달리 승승장구하고 있다. 후반기 5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냈고, 이 기간 피안타율(0.118)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0.60)도 수준급이다. 31경기에서 3승3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64에 머물렀던 전반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1-0 승리를 지켜낸 17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직구의 평균구속이 150㎞까지 나왔을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전반기 막판 평균구속이 144㎞까지 떨어졌던 직구의 구위가 되살아나니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도 배가돼 2스트라이크 이후 타자와 승부도 한결 수월해졌다.


김원중은 2020도쿄올림픽으로 인한 4주간의 휴식기를 활용해 완벽하게 재충전한 모범사례다. 다른 마무리투수들의 고전과 맞물려 한층 더 빛나고 있다. 봉중근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김원중의 구위가 정말 좋다”며 “전반기에 부족했던 점을 공부하고 바꾼 점도 눈에 띈다. 타자와 상대할 때 항상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지만, 이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직구에 자신감이 있고, 공격적인 투구가 되니 전반기에 없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마무리투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4경기에서 ERA 6.23으로 고개를 숙였던 고우석은 17일 수원 KT 위즈전 9회말 1안타 2볼넷 2실점으로 5-3의 리드를 날렸다. 후반기 2경기에서 ERA도 9.00이다. 정우람 역시 후반기 3경기에서 ERA 13.50에 2.2이닝 동안 볼넷만 4개다. 원종현은 ERA는 2.45로 나쁘지 않지만, 피안타율(0.357)과 WHIP(1.91)에서 드러나듯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이 같은 마무리투수들의 부진 원인은 무엇일까. 봉 위원은 “루틴이 깨졌다”며 “올 시즌은 올림픽 휴식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고우석 등은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그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아직까지는 떨쳐내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컨디션을 유지하기에 한 달은 길었다. 예전처럼 운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다 보니 근육과 몸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후반기 7경기에서 5승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다. 김원중이 100%의 세이브 성공률로 뒷문을 든든히 지킨 덕이다. ‘마무리투수 수난시대’를 방불케 하는 후반기 초입에서 그가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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