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 타격 후 “죄송합니다” 외친 수위타자-“사인 냈다” 감싼 감독…KT 시너지

입력 2021-08-18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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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아쉬웠던 장면. 하지만 팀의 핵심인 4번타자,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타격 성과가 좋은 선수였으니 한번쯤 욕심을 내도 이상하지 않았다. 비판의 화살이 날아왔지만, 벤치에서 나온 사인을 이행한 것뿐이었다. 사령탑은 그런 선수를 감싼 뒤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KT 위즈의 시너지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KT는 1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5-5로 비겼다.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3-5로 뒤진 9회말 제러드 호잉의 극적인 2타점 동점 적시타로 원점을 맞췄다. 호잉 앞 타자였던 강백호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9회말 1사 1·2루,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흔들리고 있었다. 실제로 강백호 타석에서 연거푸 볼을 던졌고 카운트는 3B이 됐다. 이때 강백호는 배트를 냈고 우익수 뜬공으로 진루에 실패했다. 호잉의 동점타로 무승부를 만들어냈지만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

18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 인터뷰에 나선 이강철 감독은 본인이 먼저 해당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리에 앉은 직후 “논란이 되고 있는데…. 내가 사인을 냈다. 만약 (강)백호에게 웨이팅 사인을 낼 거였으면 (황)재균이에게 번트를 지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점차로 뒤진 무사 1·2루, 황재균은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벤치의 작전은 없었다. 만약 황재균이 번트를 성공해 1사 2·3루가 됐다면 LG 벤치에서 강백호를 걸렀을 공산이 크다. 이 감독은 이보다 강백호가 해결해주는 쪽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한 셈이다.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존 한참 벗어나는 하이 패스트볼에 배트를 낸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 감독은 박수를 보냈다. 그런 강백호는 덕아웃으로 돌아오며 목청껏 “죄송합니다”를 외쳤다고. 이 감독은 “백호가 치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그런 타구가 나왔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미안했다”고 돌아봤다.


전반기부터 이어진 선두 질주. KT의 상승세는 투타의 전력보다 이러한 벤치와 선수단의 신뢰가 더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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