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리그 구성원으로 책임을 다한 당당한 패자 삼성화재

입력 2021-08-18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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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선수단. 스포츠동아DB

7월말 1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삼성화재는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세터 황승빈, 라이트 정수용, 레프트 김인혁, 센터 이강원만 무사했다. 하지만 함께 훈련할 동료가 없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삼성화재는 대회 출전이라는 큰 결심을 했다. “리그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이유로 댔다. 2주간의 치료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제각각이었다. 이틀 반 훈련하고 14일 OK금융그룹과 첫 경기에 출전했다.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16일 한국전력전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아직도 호흡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설상가상 준비가 부족했던 탓에 부상선수도 2명 나왔다. 상대팀 장병철 감독조차 걱정했을 정도였다.

상황은 여러모로 어렵다. 새 시즌까지 걱정스러울 정도다. 이미 2연패로 4강행은 물 건너갔지만,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불행 속에서도 긍정적 발언을 했다. 18일 현대캐피탈과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20일 가량 훈련을 못했다. 고작 2~3일 동안 준비하고 나왔지만 경기를 하면서 얻은 것도 있다. 선수들 역시 훈련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19세 이하늘의 가능성을 엿본 것도 소득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속초고 출신의 라이트다. 고 감독은 “고교랭킹 3위 안에 드는 선수다. 재능은 충분하다. 체중을 빼고 근력이 붙으면 3~5년 뒤에는 삼성화재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져도 잃을 것이 없는 삼성화재 선수들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경기를 즐겼다. 고 감독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1세트 삼성화재의 기세에 현대캐피탈이 고전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듀스까지 몰고 간 끝에 27-27 듀스에서 세트를 내줬다. 결국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0-3(27-29 18-25 15-25)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했고, 끝까지 1점이라도 더 따려고 최선을 다하는 당당한 패자의 모습으로 코트를 떠났다.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의정부|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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