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30경기 시점에 갑자기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 그래서 자신의 색깔을 투영할 수 있는 4주의 올림픽브레이크가 누구보다 값졌다. 눈에 보이는 기록의 변화보다 더 반가운 것은, 기본을 중시하는 벤치의 신뢰가 선수들에게 와닿기 시작했다는 대목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그렇게 뿌리부터 튼튼해지고 있다.
팀 ERA의 안정은 투수들의 회복과 더불어 안정된 수비가 한몫을 한다. 대부분의 구단은 서머 캠프 때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했다. 롯데는 6일 훈련 후 하루 쉬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물리적인 훈련 시간 자체도 스프링캠프에 비해 훌쩍 늘었는데 스케줄은 더욱 빡빡했다. 매일 얼리워크, 특타가 진행된 것은 물론 특수 상황을 가정해 수비와 타격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후반기 개막 후 만난 선수들은 하나같이 살이 빠진 얼굴로 “여름에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고 돌아봤다.
그 결과 후반기 들어 세밀한 플레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 2루 견제를 잡아내는 장면이나 활발한 픽오프 플레이는 전반기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희생번트는 물론 번트안타를 노리는 시도도 나온다. 서튼 감독은 “번트 상황이면 대는 게 맞다. 그게 가능한 타자들에게 사인을 내는 것이 맞다. 다른 선수가 출루했을 때 진루를 시켜줄 수 있는 타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기조는 변수 최소화다. 성민규 단장은 전후반기의 변화를 두고 “우리는 한쪽에 기울어진 야구를 추구하지 않는다. 다만 투타 모두 1년 내내 좋을 수는 없다. 그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18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 내야 타구에 1루까지 슬라이딩해 1군 첫 안타를 신고한 이호연의 플레이는 그래서 상징적이다. 성 단장은 “이호연이 무모하게 느껴질 만큼 몸을 아끼지 않고 슬라이딩했다. 이처럼 모두가 최선을 다해 팬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만한 야구가 지금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타율 1위 ERA 최하위→ERA 1위 타율 최하위
롯데는 18일까지 후반기 6승2패 상승세다. 주목할 점은 기록변화다. 팀 평균자책점(ERA) 2.57로 1위인 반면 팀 타율은 0.202로 최하위다. 아직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전반기 팀 ERA 최하위(5.63), 팀 타율 1위(0.279)의 기록이 극명하게 달라졌다. 타율 하락만 놓고 보면 중간이 없는 팀 컬러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ERA만 보면 변화가 반갑다. 사실 둘 중 하나만 강해야한다면 마운드 높이가 올라가는 쪽이 승리확률 상승에 더 보탬이 된다.팀 ERA의 안정은 투수들의 회복과 더불어 안정된 수비가 한몫을 한다. 대부분의 구단은 서머 캠프 때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했다. 롯데는 6일 훈련 후 하루 쉬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물리적인 훈련 시간 자체도 스프링캠프에 비해 훌쩍 늘었는데 스케줄은 더욱 빡빡했다. 매일 얼리워크, 특타가 진행된 것은 물론 특수 상황을 가정해 수비와 타격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후반기 개막 후 만난 선수들은 하나같이 살이 빠진 얼굴로 “여름에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고 돌아봤다.
“롯데의 야구, 변수 최소화”
타율과 ERA가 변했으니 세부 지표도 달라지고 있다. 롯데는 서튼 감독 부임 후 전반기 47경기에서 희생번트 7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이 16개, 리그 평균이 16개, 최다팀인 삼성 라이온즈가 24개를 기록했으니 압도적으로 적었다. 서튼 감독 개인의 야구관보다 선수들의 세밀함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던 영향이 더 컸다. 서머캠프 때 상당한 시간을 작전 훈련에 할애한 이유다.그 결과 후반기 들어 세밀한 플레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 2루 견제를 잡아내는 장면이나 활발한 픽오프 플레이는 전반기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희생번트는 물론 번트안타를 노리는 시도도 나온다. 서튼 감독은 “번트 상황이면 대는 게 맞다. 그게 가능한 타자들에게 사인을 내는 것이 맞다. 다른 선수가 출루했을 때 진루를 시켜줄 수 있는 타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기조는 변수 최소화다. 성민규 단장은 전후반기의 변화를 두고 “우리는 한쪽에 기울어진 야구를 추구하지 않는다. 다만 투타 모두 1년 내내 좋을 수는 없다. 그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18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 내야 타구에 1루까지 슬라이딩해 1군 첫 안타를 신고한 이호연의 플레이는 그래서 상징적이다. 성 단장은 “이호연이 무모하게 느껴질 만큼 몸을 아끼지 않고 슬라이딩했다. 이처럼 모두가 최선을 다해 팬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만한 야구가 지금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서튼표 튼튼 야구, 4주 휴식이 준 선물
수비, 작전수행은 어디까지나 기본기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4주의 올림픽브레이크는 기본을 다지는 시간이었기에 값졌다. “점진적으로 빌드업을 한 시간이었다. 우리에게는 유리했다”는 서튼 감독의 말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바로 이 탄탄해진 뿌리가 전반기 최고의 무기였던 타선이 힘을 못 쓰는 중에도 상승세를 탄 원동력이다. 서튼 감독의 튼튼한 뿌리 야구 컬러가 완성을 향해 간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