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명가’ FC서울…조심해, 이대로 가면 강등은 현실이야

입력 2021-08-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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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0-1로 져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상위권을 노릴 만한 전력을 갖췄지만, 2시즌 연속 파이널B(7∼12위) 추락뿐 아니라 K리그2(2부) 강등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전통의 명가’ FC서울이 심상치 않다. 2시즌 연속 파이널 라운드 하위그룹(파이널 B·7~12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아니 이대로라면 아예 K리그2(2부)로 강등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0-1로 패했다. 15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2-3 패)에 이은 2연패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서울은 고작 승점 24(6승6무11패)로 12개 팀 중 11위다. 파이널 라운드 상위그룹(파이널 A·1~6위)의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유나이티드(9승6무9패·승점 33)와 격차는 상당하다. 덜 치른 1경기를 이겨도 요원하다.

서울의 추락은 새삼스럽지 않다. 2018시즌 11위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간신히 생존했던 서울은 지난 시즌은 9위로 마쳤다. 올 시즌 초반 2, 3위권을 오갔으나 5연패를 포함한 리그 12경기 무승의 수렁에 빠졌다. FA컵에서도 K리그2 서울 이랜드FC에 무너졌다. 그 뒤 3경기 무패(2승1무)로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꾸준한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살림살이가 위축돼 몸집이 다소 줄었다고는 해도, 서울의 스쿼드와 전력은 약하지 않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개막을 앞두고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 K리그에서 검증된 특급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박정빈을 데려왔다. 여름이적시장에선 전 국가대표 지동원,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엘을 수혈했다. 기성용, 박주영, 고요한, 조영욱 등 기존 주축들과 시너지가 발휘되면 울산 현대, 전북과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전력이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진의 원인을 놓고는 여러 이야기가 거론되는데, 벤치의 역량을 빼놓을 순 없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제주전 직후 “승리를 위해, 좋은 경기를 위해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은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에서 변화가 심하다. 지휘봉을 잡은 지 반 시즌이 넘도록 뚜렷한 플랜A도, 고유의 무기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은 최소 득점(21골)에 시달리고 있고, 수비에선 허무한 실점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선수단의 자세도 아쉽다. “충분히 훈련하고 열심히 준비한다”고 박 감독은 항변하지만, 온 힘을 쏟아낸다는 인상은 없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다리가 풀려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선수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 “나태하다”고 지적할 정도다.
서울은 2020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약 94억 원)과 평균 연봉(약 2억 원) 모두 3위였다. 전북(총액 169억·평균 4억3000만 원)과 울산(총액 146억·평균 3억6000만 원)에는 뒤지지만, ‘고비용-저효율’이라는 오명을 피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규모였다. 대체 서울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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