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젊은 공룡으로…NC, 2013년에도 2021년에도 나성범이 있다

입력 2021-08-24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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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스포츠동아 DB

심지어 구단 내부에서도 ‘리빌딩’을 천명했다. 모두가 후반기 행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으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대하지 않던 젊은 선수들이 불러일으키는 새 바람. 그 태풍의 눈에는 나성범(32·NC 다이노스)이 있다.

NC는 23일까지 후반기 5승3패2무(승률 0.625)로 같은 기간 3위에 올라있다. 전반기를 5위로 마무리했고 후반기 초반 6위까지 떨어졌지만 후반기 상승세를 앞세워 4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2위 LG 트윈스, 3위 삼성 라이온즈와 3경기차. 결코 멀지 않은 거리다.

그야말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만들고 있는 반전이다. 전반기 막판 원정숙소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하며 술판을 벌인 4인방은 KBO 징계를 받아 잔여 시즌 출장이 어렵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축선수가 빠졌기 때문에 추락이 예상됐다. 올림픽브레이크 기간 2022년 2차 4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는 대가로 좌완 강윤구를 내보냈을 때, 임선남 단장대행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선수단 뎁스를 강화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단어만 쓰지 않았지만 리빌딩을 천명한 셈.

실제로 김기환~최정원이 꾸준히 테이블세터로 나서고 있으며 최보성, 김주원 등 젊은 내야진도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NC의 1군 진입 첫해, 신생팀임에도 최하위를 면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2013년과 비슷한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나성범이 있다. 후반기 10경기서 4홈런을 때려낸 활약상 때문만은 아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동욱 감독은 “(나)성범이가 후배들을 데리고 잘 끌어주고 있다. 타격에서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팀에 큰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보성은 “성범 선배가 훈련 때나 경기 때 파이팅을 엄청 넣어주신다. 다독이면서 ‘잘할 수 있다. 걱정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는데, 아무래도 ‘스타’ 아니신가. 그래서 마음에 더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은 “실제로 처음에는 분위기가 안 좋았다. 격리 기간 각자 혼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결국 지금 멤버들로 가야한다. 좋은 성적이 나오니 나도 힘이 더 생긴다”며 “지금은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모두가 미친 사람처럼 파이팅을 내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울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뛰노는 환경은 베테랑들이 울타리와 버팀목이 되어줘야만 가능하다. 가장 앞에서 비바람을 막아서며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2013년에도 2021년에도, NC엔 나성범이 건재하다. 이 문장만으로도 올 시즌 NC의 야구가 결코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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