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커리어하이 다가서는 양의지, 타격 3관왕도 꿈이 아니다

입력 2021-08-24 1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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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양의지(34)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겸비한 포수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최고의 포수’와 ‘4번타자’의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알고 있다면, ‘야구천재’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야구 잘한다’는 평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던 꾸준함 탓(?)일까. 양의지의 활약은 늘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의외로 타격 주요 부문 타이틀을 획득했던 사례는 2019년 타격 부문(타율 0.354) 한 차례가 전부다. 지난 3년 연속(2018~2020년) 3할 타율과 20홈런, 4할 출루율을 기록한 데다 포수로서 역할에도 충실했으니 2018시즌이 끝나고 두산 베어스에서 NC로 이적하며 받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총액(4년 125억 원)이 ‘오버페이’라던 목소리는 쏙 들어갔다. 이동욱 NC 감독이 2019년 신인 투수였던 김영규가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보이자 “김영규는 행운아죠. 양의지를 만났잖아요”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포수 양의지’의 가치를 제대로 설명한 한 단면이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양의지의 타이틀 획득 여부는 중요치 않다. 인사이드 워크와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 상황에 따른 패턴 변화 등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포수의 가치를 모두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가 찾아왔다면, 그냥 넘기기 어렵다. 23일까지 81경기에서 타율 0.361(2위), 21홈런(공동 2위), 77타점(1위)을 기록 중인 양의지는 타격 3개 부문(타율·홈런·타점)에서 모두 타이틀을 노려볼 만하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잠시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도 지명타자로 꾸준히 나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타선에서 엄청난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며 시즌을 끝낸다면 커리어 하이 경신도 가능하다.

타격 부문 선두 강백호(KT 위즈·0.385)와 격차는 0.024다. 전반기까진 0.348로 0.395를 기록한 강백호에게 5푼 가까이 밀렸으나, 후반기 들어 맹활약을 펼치며 격차를 크게 줄였다. 홈런 부문에서도 공동 1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최정(SSG 랜더스·이상 22홈런)에 1개 뒤져있다. 타점 부문에선 피렐라(74타점)에 3타점 앞선 선두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팀이 144경기를 모두 마쳤을 때 양의지는 36홈런, 132타점으로 시즌을 끝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상실감을 딛고 후반기 8경기 타율 0.467(30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점도 타이틀 도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양의지의 조용한 3관왕 도전, 그 결말이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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