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꽃핀 대기만성 삼성 백정현, 개인 최고성적 넘어 ERA 1위도 지킬까

입력 2021-08-29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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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좌완 선발 백정현(34)은 올 시즌을 개인 최고의 해로 만들고 있다. 29일까지 19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4패, 평균자책점(ERA) 2.30을 기록 중이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10승을 달성한 데다, ERA 부문에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그가 엄청난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았았다. 5월까지는 4승4패, ERA 4.08로 다소 기복을 드러내는 평범한 5선발들 중 한 명이었다. 팀 내에 젊고 가능성 있는 선발 자원들이 적지 않기에 기복이 계속됐다면, 선발 한 자리를 보전하기가 쉽지 않은 위치였다.

하지만 백정현은 5월(26일) 마지막 등판이었던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확 달라졌다. 불안했던 제구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NC의 강타선을 5.1이닝 1실점을 막고 승리를 챙겼다. 6월 5차례 등판에선 3연속경기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호투를 이어가며 2승과 함께 ERA 0.88의 성적을 남겼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포함해 6월부터 8월까지 10차례 선발등판에선 4번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4번의 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냈다. 5월 18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로는 패전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해 부상으로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조기에 시즌을 마감한 뒤 절치부심했다.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그 덕인지 올 시즌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을 조기에 달성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생애 첫 타이틀 획득도 노려볼 만하다.

2010년 이후 KBO리그에서 국내투수가 ERA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 은퇴한 윤석민(35) 등 3명뿐이다. 류현진은 2010년(1.82), 양현종은 2015년(2.44)과 2019년(2.29), 윤석민은 2011년(2.45) 각각 ERA 1위에 올랐다. 백정현이 지금의 꾸준한 흐름을 이어가며 국내투수의 ERA 1위를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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