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연봉 이내’, 마통 ‘최대 5000만 원’

입력 2021-08-29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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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은행권 대출한도 축소한다
가계대출 증가로 정부 규제 나서
NH, 대출 최고한도 1억 이하 제한
나머지 은행은 9월 중 실행 준비
20~26일 신용대출 증가액 6.2배 늘어
“한도 축소 소식에 대출고객 급증”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에 9월부터는 전 은행권에 걸쳐 신용대출은 연봉 이내, 마이너스통장은 5000만 원 이하로 한도가 축소될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외국계 은행(씨티, SC제일은행),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27일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상품 대부분의 최대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이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요청과 함께 27일까지 구체적인 신용대출 한도 관리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신용대출, 연봉 이내로 막아

먼저 신용대출의 경우 연봉 한도까지만 내주는 대출 규제에 나선다. 5대 시중은행 중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의 최고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 이하, 연 소득의 100%로 축소했다. 연 소득이 1억 원을 넘는 사람도 1억 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다.

하나은행도 27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두 은행 모두 신규 대출에만 적용하며 기존 대출을 연장하는 경우는 적용하지 않는다.

나머지 은행은 9월 중 실행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신한은행은 27일 제출한 가계부채 관리 계획에 9월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일자는 추후 밝힐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9월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협조 요청을 받은 저축은행 업계도 25일 지침 준수 방침을 밝힌 만큼 9월 중 은행 및 저축은행에서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이 사라진다. 다만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 소득과 무관하게 거래실적에 따라 실행되는 신용대출 등은 예외적으로 취급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5000만 원까지

상품마다 한도가 달랐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개인당 최대 5000만 원으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초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낮춘 바 있으며 하나은행은 2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개인당 최대 5000만 원으로 줄였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이번 금융감독원 제출 계획서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고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9월 KB국민은행이 실행에 들어가면, 5대 시중은행에서 5000만 원 이상의 마이너스통장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급증

이런 가운데 은행에는 규제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주일 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몰린 것이다.

20~26일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2조 8820억 원으로 전주(13~19일) 4679억 원보다 6.2배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급격히 상승했다. 20~26일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는 1만 5366건으로 전주 9520건 대비 61%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분 역시 2조 6921억 원으로 전주 증가분인 3453억 원의 7.8배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가 곧 연봉 이내로 축소된다는 소식에 은행 창구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연 5~6%)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융권에 압박을 가하는 만큼, 대출시장 한파는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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