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출신 스타들, 스크린서 흥행 대결

입력 2021-09-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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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적’의 임윤아·‘영화의 거리’ 한선화·‘최선의 삶’ 방민아·‘쇼미더고스트’의 한승연(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가 9월 스크린의 주역으로 나선다. 로맨스부터 코믹공포, 휴먼드라마 등 다채로운 장르 안에서 이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씨네소파·엣나인필름·인디스토리

‘기적’ 임윤아 · ‘영화의 거리’ 한선화 · ‘쇼미더고스트’ 한승연 · ‘최선의 삶’ 방민아

임윤아, 경상도 사투리 연기 눈길
한선화·한승연, 첫 장편영화 도전
방민아, 뉴욕 亞영화제 수상 성과
충무로에 다양한 연기자층 시너지
“너무 꿈같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5일 개봉하는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제작 블러썸픽쳐스)의 주연 박정민이 1일 내놓은 말이다. 이날 ‘기적’의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자신이 그룹 소녀시대의 팬이었다면서 함께 주연한 소녀시대 출신 임윤아를 바라보며 ‘연기 선배’의 겸손한 인사를 전했다.

이처럼 아이돌 스타들은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때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이들이 자신들의 무대를 객석에서 바라봤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9월 스크린의 주역으로 나선다. 임윤아(31)를 비롯해 시크릿의 한선화(31), 카라의 한승연(33),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28)이다. 2000년대 이후 한동안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이들이 펼칠 선의의 맞대결은 충무로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혼란의 10대부터 로맨스의 주역까지
포문은 방민아가 열었다. 1일 주연작 ‘최선의 삶’(감독 이우정·제작 마일스톤컴퍼니)을 선보였다. 혼란스런 10대의 시절에 세 소녀가 집에서 뛰쳐나온 뒤 서로 갈등하고 함께 겪어내는, 그들만의 힘겨움을 그렸다. 방민아는 ‘최선의 삶’을 통해 본격적인 스크린 주연의 자리를 꿰차며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한승연과 한선화는 첫 장편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공통점으로 승부를 펼친다.

한승연은 9일 관객을 만난다. 공포 장르에 코미디를 버무린 이색적인 이야기 ‘쇼미더고스트’(감독 김은경·제작 인디스토리)를 무대 삼는다. 함께 살게 된 20년 절친이 집에 든 귀신을 몰아내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리는 영화이다. 2013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본격적인 연기의 길에 들어선 한승연으로서는 첫 주연 영화를 선보이는 작지 않은 기회를 만났다.

한선화도 첫 장편영화를 선보인다. 15일 개봉하는 ‘영화의 거리’(감독 김민근·제작 제작사 눈)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 된다. 남자친구와 이별과 재회 사이를 오가는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 역이다. 그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창밖은 겨울’을 공개했지만, 아직 정식 개봉을 하지 않아 ‘영화의 거리’로 일반 극장에서 관객과 처음 만나게 된다.

임윤아는 ‘기적’에서 마을에 간이역을 들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펼치며 따스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특히 경상도 사투리 연기로 이색적인 모습을 담아내며 새로운 면모를 과시한다.

흥행과 수상 성과…“성숙한 연기 기대”

가요계 한 관계자는 1일 “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는 사이 2000년대를 전후해 활동했던 이들이 새로운 가수들에게 무대를 물려주게 됐다”면서 자연스런 세대교체에 따라 새롭게 연기자로서 위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 출신 연기자들이 유난히 스크린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전문 연기자들이 구축한 장벽이 만만치 않게 높은 데다 아직은 설익은 연기력에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고정적 이미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임윤아는 앞서 2017년 ‘공조’로 780만, 2019년 ‘엑시트’로 940만 관객을 각각 불러 모으며 흥행의 단맛을 맛봤다. 또 방민아는 최근 ‘최선의 삶’으로 미국 뉴욕 아시안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한승연 역시 ‘쇼미더고스트’가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NH농협 배급지원상을 받아 새로운 연기의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한선화는 실제 고향인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거리’에서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를 펼쳐 호평받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들 모두 30대를 전후한 나이가 됐다”면서 “이전 아이돌 스타들과는 다른, 성숙한 면모로 카메라 앞에 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참신한 얼굴을 찾으려는 충무로에도 다양한 연기자층을 형성하는 시너지의 요인이 되기를 바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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