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오승환이 말하는 불혹 투수의 생존법과 달라진 삼성

입력 2021-09-02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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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39)은 올 시즌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쟁쟁한 후배들과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KBO리그에 복귀한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한 덕분인지 블론세이브도 한 차례뿐이다. 4월 10경기에서 6자책점을 기록했지만, 5월부터는 34경기에서 4자책점뿐이다. 후반기에는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2.13. 불혹에도 강한 공을 던지며 타자를 압도하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었다.


●“투수라면 누구나 강한 공을 던지고 싶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클로저를 맡았던 베테랑 오승환이지만, 여전히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한 연구와 훈련에 집중한다.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해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과 캐치볼을 하면서 어린 선수가 왜 좋은 공을 던지는지 깨달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까지 연구했다. “투수는 누구나 강속구를 던지고 싶고, 힘으로 타자를 이기고 싶다”는 그는 “예전하고 지금하고 다른 볼을 던질 때가 많은데, 좋았던 걸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현재보다 더 개선되고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호투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불펜에선 1점차가 아니길 바란다”

마무리투수의 숙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그 역할을 KBO리그에서만 11시즌째 해낸 그는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왔다. 표정에 변화도 거의 없다. 오승환은 “사실 부담이 많이 된다. 그러나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불펜에서 경기를 지켜볼 때는 솔직히 1점차는 아니게 해달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며 웃었다.

●“김경문 감독님을 더 존경하게 됐다”

도쿄올림픽은 오승환에게 아픈 기억이다. 개인과 대표팀 모두 원하는 결과를 못 얻었다. 오승환은 후배들에게 일일이 사과했다. 그는 “모두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우리는 어차피 결과 아닌가. 지금도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김경문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다.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영력을 가진 분이다. 대단하다고 본다. 김 감독님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결과가 좋지 않아 이런 말을 자신 있게 하지 못했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가을야구 복귀? 삼성은 강해졌다”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선두와는 다소 격차가 있지만,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올해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2015년 이후 6년만이다. 오승환은 “사실 가을야구 얘긴 안 한다. 설레발을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올해 팀이 강해졌다는 걸 나도 느낀다. 경기 후반에도 쉽게 안 진다. 가을야구뿐 아니라 조금 더 높은 곳을 봤으면 할 정도다”고 얘기했다. 그는 “우리가 강팀이라는 걸 선수들이 조금 더 알았으면 한다”며 후배들이 자신감을 더 갖길 바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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