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롯데 출신’ 이적생들 맹활약에 행복한 이강철 감독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선두를 질주 중인 KT 위즈의 1군 엔트리에는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었던 이적생 3명이 있다. 투수 박시영(32), 내야수 신본기(32), 오윤석(29)이다. 박시영과 신본기는 2020시즌 후 둥지를 옮겼고, 오윤석은 2020도쿄올림픽 휴식기였던 7월 31일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트레이드 당시 이들 3명 모두 팀의 주축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KT는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다. 박시영은 KT 불펜에 없어선 안 될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고, 신본기와 오윤석도 주전들의 휴식 또는 부상으로 공백이 발생하면 언제든 출격한다.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점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강팀의 조건임을 고려하면 이들의 존재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셋의 활약을 지켜보는 이강철 KT 감독 역시 흐뭇함을 감추지 않는다.

이 감독은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전날(14일) 6회말 상대 타자와 승부하던 도중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과감히 교체한 데 대해 “박시영의 슬라이더라면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지금의 박시영은 예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8.01이었던 투수가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언제든 투입 가능한 자원으로 탈바꿈했다는 얘기다.

오윤석과 신본기는 내야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았던 고민을 크게 줄여줬다. 최근에도 박경수와 심우준의 부상 공백을 깔끔하게 메우며 ‘슈퍼백업’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감독은 “오윤석은 공격력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모든 면에서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초반에 황재균이 다쳤을 때는 신본기가 잘해주지 않았나. 이 선수들이 팀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