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타] ‘거포 본능 폭발’ 김재환, 때맞춰 돌아온 4번타자의 존재감

입력 2021-09-15 2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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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김재환(33)은 8월까지 타격 컨디션에 기복을 보였다. 월간 타율 3할 이상도 고작 2경기에만 나선 7월(0.500·8타수 4안타)뿐이었다. 월간 타율 0.205(73타수 15안타)에 그친 악몽 같았던 6월을 지나 안정을 찾을 시기에 도쿄올림픽 브레이크를 맞이하는 불운도 겪었다. 그러다 보니 8월 성적 역시 타율 0.263(57타수 15안타)에 2홈런, 9타점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4번타자에 절실한 해결사 본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9월 들어선 그야말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 0.375(48타수 18안타), 3홈런, 14타점의 만점활약이다. 9월 초까지 불타올랐던 양석환이 주춤한 상황에서 김재환이 살아난 것은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양석환의 최근 흐름을 짚으며 “김재환이 잘 맞고 있다”고 언급한 이유도 핵심타자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어서였다.

15일 잠실 KT 위즈전은 김재환이 4번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 한판이었다.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결승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KT에 3승7패로 열세였던 데다, 치열한 5강 경쟁을 치르고 있는 두산에는 몹시도 소중한 승리였다. 김재환이 그 중심에 있었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2루서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5구째 시속 142㎞ 커터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시즌 21호)으로 연결했다. 개인통산 700타점(KBO리그 역대 53호)을 이날의 결승 홈런으로 장식했다. 시속 165.3㎞, 발사각도 32.6도의 타구는 총알 같이 외야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비거리도 127.8m에 달했다. 한창 많은 홈런을 생산할 때의 임팩트와 폴로스루를 완벽히 재현했다.

끝이 아니었다. 4-1로 달아난 3회말 1사 1루서도 깨끗한 우전안타로 1루주자 박건우를 3루로 보내며 5-1로 달아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1회말에는 해결사, 3회말에는 연결형 4번타자의 역할까지 두루 해냈다.

김재환은 지난해에도 9월 이후에만 11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팀이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올해도 같은 시기에 거포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는 점은 향후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는 요소다. 타격감을 회복한 김재환의 거포 본능이 두산의 ‘가을 DNA’를 일깨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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