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CG 기술…드라마 소재·스케일 무한 확장

입력 2021-09-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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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대세로 자리잡은 SF·판타지…왜?

‘악마판사’ ‘홍천기’ 등 잇단 호평
요괴·우주 등 화면 곳곳 CG 구현
공개 예정작도 SF·판타지물 많아
코로나 상황도 CG기술 의존 한몫
‘왕궁을 뒤덮은 검은 마왕’, ‘마천루로 꽉 찬 미래의 서울’….

블록버스터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홍천기’와 최근 종영한 tvN ‘악마판사’에 등장한 장면들이다. 이처럼 안방에서도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SF(공상과학), 판타지 요소가 최근 다양한 드라마에서 그려지면서 스케일도 커지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한 CG(컴퓨터그래픽) 기술에 액션·법정·사극 등 다양한 장르가 더해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으로 가득 채운 SF·판타지 드라마가 쏟아진다.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고요의 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우주 배경·요괴 주인공에 스타도 ‘홀릭’
과거 ‘유치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기피됐던 SF·판타지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늘어나 최근까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올해 방영된 tvN ‘경이로운 소문’, ‘악마판사’, 티빙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등이 모두 SF와 판타지를 주요 소재 삼아 호평 받았다. 연말 공개될 넷플릭스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 에는 각각 지옥의 사자, 좀비 등이 CG로 구현돼 화면 곳곳을 누빈다.

내년까지 흐름이 이어지면서 톱스타들도 힘을 보탠다. 김희선이 저승사자 역을 맡은 MBC ‘내일’, 김남길이 ‘반인반요’(반은 인간, 반은 요괴)로 등장하는 tvN ‘아일랜드’, 이재욱·뉴이스트 민현 등 청춘스타들이 마법을 다루는 ‘술사’ 이야기를 그리는 tvN ‘환혼’이 내년 상반기에 나란히 편성됐다. 조인성·한효주 등은 초능력자의 삶을 담은 ‘무빙’을 내년 내놓기 위해 최근 촬영을 시작했다.

단순히 크리처(괴수)나 귀신이 등장하는 수준을 넘어 우주, 미래사회 등 배경을 가상세계로 설정한 드라마도 속속 제작되고 있다. 12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와 내년 제작될 ‘별들에게 물어봐(가제)’가 드라마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다.

좀비가 등장하는 ‘지금 우리 학교는’. 사진제공|넷플릭스


“CG 수준 향상으로 시나리오 쏟아져”

관련 드라마가 폭 넓게 제작되는 배경에는 단연 CG 기술의 향상이 꼽힌다.

‘악마판사’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등의 CG를 담당한 웨스트월드의 이용섭 슈퍼바이저는 28일 “국내 CG 기술력이 할리우드를 따라가는 속도가 놀랍도록 빠르다. 해외 신기술을 도입해 응용하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여러 장소를 재조합한 가상세계, 크리처, 마법 등 CG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드라마가 점점 많이 기획되고 있다”면서 “기술과 장르 확대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킹덤’ 등 판타지 드라마들이 거둔 세계적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축소된 촬영 여건 등도 작용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최근 해외 촬영이 어려워져 신선한 배경을 찾지 못하자 아예 가상세계의 이야기를 집어든 드라마 제작사가 많다”고 전했다. 이용섭 슈퍼바이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인원제한이 생기는 등 촬영이 힘들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CG 활용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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