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야스민이 소환한 역대 V리그 외국인선수들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1-10-18 1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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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베다르트. 사진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SNS

“배구는 한 경기만 보면 선수와 팀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배구인들은 말한다.
그 말대로라면 2021~2022시즌의 현대건설은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17일 V리그 데뷔전을 치른 새 외국인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43득점(55% 공격성공률)의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선수 가운데 최장신(196cm)인 그가 IBK기업은행의 블로킹을 쉽게 허물면서 파워풀한 스파이크를 연신 꽂아 넣었다.

12개의 백어택과 4블로킹, 3서브에이스로 데뷔전 트리플 크라운도 기록했다. 그러자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제대로 뽑았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당초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때 캣벨을 뽑으려던 강 감독은 최종결정일 아침에 마음을 바꿨다. “당시 국가대표팀 훈련을 위해 진천에 있었는데 영상을 계속 보다보니 야스민의 장점이 보였다. 코치들도 같은 생각 이었다”고 했다. 강성형 감독은 한국배구에서 꼭 필요한 높이와 한 방에 해결해줄 파워를 원했다.

36경기의 시즌은 길다. 이제 고작 1경기를 치렀다. 첫 경기는 데이터가 없어 대응을 못했지만 다음 경기부터는 상대의 블로킹과 수비라인이 달라질 것이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선수에게 공격을 집중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선호하지 않았다. 최고의 센터 양효진이 있었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17일의 성과에도 강성형 감독이 크게 기뻐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것에 있었다. 세터들이 토종 공격수를 살리지 못했다. 연결이 부정확했다. 야스민도 초반에 힘들어했다가 점점 좋아졌다. V리그의 빡빡한 일정에서 혼자서 50%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다가는 곧 체력도 방전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스민은 인상적이었다.

데라크루즈. 스포츠동아DB


그의 데뷔전은 V리그를 찾았던 많은 외국인선수를 소환했다.
야스민보다 먼저 데뷔전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선수는 베띠였다. 2008~2009시즌 데라크루즈라는 이름으로 V리그를 찾은 그는 당시 몸값으로는 V리그에 올 수 없었는데도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도로공사와의 개막전에서 23득점을 기록했는데 4개의 백어택과 각각 3개의 블로킹, 서브에이스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 시즌은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김연경이 있는 흥국생명에 챔피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우승은 5년 뒤에 컴백해서 했다.

헤일리. 스포츠동아DB


V리그 여자부 데뷔전 최다득점 기록은 KGC인삼공사의 헤일리가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5~2016시즌 전체 1순번으로 지명된 헤일리는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무려 51득점(49%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4개의 블로킹을 했던 헤일리는 서브에이스가 없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했다. 참고로 남자부도 데뷔전 최고득점 기록은 2012~2013시즌 삼성화재의 레오가 한국전력을 상대로 기록한 51득점이다.

몬타뇨. 스포츠동아DB


이처럼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선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역대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손꼽히는 몬타뇨(KGC인삼공사)는 2009~2010시즌 첫 경기 출전조차 못했다. 2번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교체선수로 4득점 밖에 못했지만 결국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이끌었다. 당시 함께 뛰었던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키도 크지 않고 공도 제대로 때리지 못했는데 나중에 엄청난 선수가 됐다”고 기억했다. 아직 일희일비는 금물이라는 뜻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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