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에서 비밀을 감춘 채 살아가는 왕세자 이휘로 돌아온 박은빈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애절한 궁중 로맨스 서막을 연 그의 이야기가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를 이끌었다.
지난 3회에서 박은빈은 서서히 찾아오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 피어나는 이휘의 ‘연모’를 그려갔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성인이 되어 재회한 정지운(로운)과의 만남. 지운에게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첫사랑을 떠올린 휘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휘에게 첫사랑이란 마냥 그립고 애절한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오라비를 죽인 지운의 아버지 정석조(배수빈)의 칼날이 결국 휘 자신을 향한 것임을 알았기에 휘는 두려움으로 지운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래도 아직은 그리움의 마음이 더 컸던 것일까. “다시 한번 내 눈에 띄게 되면 그땐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라는 경고와 함께 지운을 그냥 떠나보낸 휘에게선 그간 보지 못했던 복잡한 감정이 느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의 장난처럼 다시 세자와 서연관으로 마주한 두 사람의 모습은 피하려고 해도 얽힐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의 시작을 알리는 듯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하기도.
시도 때도 없이 죽음과 위협이 도사리는 왕제자 이휘의 고달픈 이야기도 높은 긴장감을 유발했다. 하루하루 비밀을 사수하기 위해 ‘오보 저하’, ‘동빙고 마마’라는 수식어까지 감내하며 자신을 꽁꽁 싸매는가 하면, 시시때때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세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중심을 다잡는 휘에게선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는 강인함이 묻어 나와 앞으로 펼쳐질 궁궐 생존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박은빈은 목숨을 건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왕세자 이휘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이제껏 본 적 없는 궁중 로맨스를 펼쳐내고 있다. 특히 그 중심이 되는 지운과의 애절한 로맨스의 시작에서 두려움과 그리움, 그리고 설렘까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담아내는 박은빈의 연기는 회차가 거듭됨에 따라 다채롭게 변모될 휘의 ‘연모’의 감정을 어떻게 그려낼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박은빈 표 애절한 궁중 로맨스부터 ‘남장 여자 왕’ 이휘의 궁궐 생존기까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설렘까지 다양한 감정을 가득 채워 선물할 그의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연모’는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 제공 : KBS 2TV ‘연모’ 방송 캡처]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