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확률 0.9%→무승부 다음날 결승타! 롯데 이대호 시곗바늘은 10년쯤 더디다

입력 2021-10-24 17:0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역대 한국야구 우타자 최고의 성과를 거뒀으니 상징성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최고 스타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상징성을 떠나 기량만 놓고 견줘도 띠 동갑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막판 다시 뜨거워졌다.


롯데는 2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3-2로 승리해 3연승을 달렸다. 시즌 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산술적인 가능성이 남아있으니 포기하지 않겠다던 래리 서튼 감독 이하 선수단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결과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음에도 5.2이닝 7삼진 2실점으로 게임 메이킹을 해줬다. 2-2로 맞선 8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최준용이 시즌 4승(2패1세이브19홀드)째를 따냈다. 김원중은 시즌 34세이브째를 따냈다.

전날(23일)에 이어 이틀 연속 ‘롯데 시네마’다운 경기였다. 전날 롯데는 2-11로 뒤지던 경기를 15-15 무승부로 일궈낸 바 있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승리확률 그래프에 따르면 6-14로 몰린 7회초 롯데의 승리확률은 0.9%에 불과했다. 그러나 7회말 대거 4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13-15까지 따라 붙은 8회말에는 이대호의 동점 투런포가 터졌다. 서튼 감독도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날카로운 해결사 본능이었다.

이날도 이대호가 히어로였다. 2-2로 맞선 8회말, 선두 딕슨 마차도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신용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타석에는 이대호가 들어섰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3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신정락의 5구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마차도가 홈을 밟으며 3-2. 롯데는 9회초 이 점수를 지켜내며 3연승을 완성했다.

동기는 물론 수많은 후배들도 유니폼을 벗은 나이. 하지만 나이라는 계급장을 떼도 이대호는 여전히 팀의 간판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기를 죽이는 위압감도 그대로다.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훈련량을 자랑하는 최고참. 이대호는 지금 바쁘게 가려는 시곗바늘을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