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의 치명타 실책, 다시금 강조되는 내야수비 중요성 [PS 리포트]

입력 2021-11-10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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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PO 1차전 경기가 열렸다. 2회초 2사 1, 2루에서 삼성 이원석이 내야땅볼 타구를 실책한 뒤 두산 박계범과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대구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단기전에서 1점은 정규시즌의 1점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일순간 시즌의 운명이 갈릴 수 있기에 작은 플레이 하나하나가 그만큼 중요하다. 특히 실책, 폭투, 포일 등으로 위기에 빠지면, 그만큼 압박감도 커진다. 이는 올해 포스트시즌(PS)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특히 실책은 단기전에서 절대 가까이해선 안 될 요소다. 두산 베어스-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치명적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돼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내야에서 발생하는 실책은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기에 투수의 컨디션과 멘탈(정신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LG는 7일 준PO 3차전 1-5로 뒤진 5회초 2사 만루서 3루수 김민성의 실책으로 이닝을 끝내지 못해 사실상 흐름을 넘겨줬다. 추가 실점을 막았다면 반격 기회가 있었겠지만, 이후 추가 4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5일 준PO 2차전선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1-3으로 뒤진 7회초 LG 김현수의 타구를 잡지 못해 대량실점을 유발했다.


9일 두산-삼성 라이온즈의 PO 1차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2로 맞선 2회초 삼성 3루수 이원석이 두산 정수빈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한 것이 실점과 연결됐다. 이는 경기 내내 삼성의 발목을 잡았고, 결승점도 실책으로 만들어진 탓에 결승타의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오늘의 깡’ 수상자도 없었다. 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은 두산도 6회말 1사 1·2루서 유격수 박계범이 삼성 강한울의 땅볼 타구를 놓쳐 위기를 맞기도 했다.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사 만루 LG 김민성이 직선타를 실책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의 경우 팀 분위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견고한 수비가 강조되는 이유다. PS 엔트리를 짤 때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목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삼성이 올해 PO 엔트리를 짤 때 외야수 김동엽을 과감히 제외한 것도 마찬가지다. 김동엽이 수비에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공산이 크다.


두산이 올해 PS를 준비하며 가장 걱정했던 부분도 내야의 안정이다. 오재일(1루수)-오재원(2루수)-김재호(유격수)-허경민(3루수)으로 대표됐던 포메이션에서 사실상 허경민만 살아남았다. 오재일은 프리에이전트(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오재원은 아예 엔트리에 들지도 못했다. 김재호는 백업으로 제 몫을 해내고 있으나, 팔 상태가 좋지 않아 100% 활용이 어렵다. 결국 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계범(유격수)-허경민(3루수)으로 재편했는데, 다행히도 큰 문제없이 선방하고 있다. 두산이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버티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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