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작가는 “평면의 회화지만 물질을 다루는 조각처럼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로, 사진과는 다른 감동을 만나보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는 정 작가의 밀랍을 소재로 한 6번째 개인전이다. 서울대 미술대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입체 위주의 작업을 해오다 밀랍화 장르를 접한 뒤 재료 자체가 주는 순수함에 매료돼 밀랍을 이용한 평면작업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한다.
밀랍화는 기원전 4세기 그리스에서 생겨난 화법이다.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로마 등에서 발전했으며 이후 쇠퇴했다가 근현대 들어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 재조명되며 부활한 회화의 한 (재료적) 장르이다.
정 작가는 “밀랍은 100도에 가까운 온도를 유지하며 작업해야 하는 등 다루는 방법이 까다로워 유화, 아크릴과 같은 재료들에 비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지만 재료가 가진 물성의 특수함과 조각적인 표현 등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10호부터 100호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대해 김가원 오갤러리 디렉터는 “정진서 작가의 ‘FOUNTAIN’에는 생명의 다양한 온도가 녹아 있다. 그가 ‘어디선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샘’으로서의 ‘FOUNTAIN’을 이야기한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는 터져 나오거나 뿌려졌다기보다는 깊게 녹아있는 감정들, 생각들, 순간들이 있다”고 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