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강등 위기에 놓인 K리그1(1부) 강원FC의 소방수로 나선 최용수 감독(48)의 의미심장한 한 마디다. 포기와 희망의 기로에서 후자를 택했다는 의미다.
모두가 어렵다고 여긴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 남은 시점에서 K리그2(2부) 추락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축구계는 최하위(12위) 광주FC(승점 36)가 아닌 11위 강원(승점 39)을 꼽는 분위기다. 흐름상 강원의 행보가 가장 불안해서다.
성적부진을 이유로 김병수 감독을 해임한 강원 이영표 대표이사는 A매치 휴식기와 함께 후보 물색 및 접촉에 나서 최 감독의 선임을 성사시켰다.
강원이 제9대 사령탑과 동행을 공식화한 16일, 최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참 어려운 길이다.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면서도 “내일이 어떻게 열릴지 인간은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란 믿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 | 강원FC
소방수의 경험이 큰 자산이자 힘이다. FC서울 코치·수석코치를 지낸 최 감독은 팀이 삐걱거리던 2011년 4월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사령탑 커리어를 이어갔고, 장쑤 쑤닝(중국)을 거쳐 2018년 강등 위기에 놓인 서울에 다시 부임해 팀의 잔류를 이끌었다.
최 감독은 “위기에 놓인 팀을 지휘하는 건 정말 어렵다. 그래서 더 보람이 크고 다이내믹하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우선 선수단에 확신과 믿음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1년 4개월여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최 감독의 데뷔전은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서울과 37라운드 원정경기다. 현역과 지도자 인생의 대부분을 바친 친정을 꺾어야 생존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얄궂은 운명이다. 그는 “묵묵히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결과는 그 후의 문제다. 지금은 따끔한 질책과 채찍이 아닌, 따스한 격려와 갈채가 필요하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