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집안’ 현대건설, 개막 9연승의 비결은? [V리그]

입력 2021-11-18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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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의 질주가 거침이 없다. 2021~2022시즌 개막 이후 9연승이다.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11승19패로 6팀 중 꼴찌였다. 패배의식이 팀 전체를 지배했다. 그랬던 현대건설이 올 시즌 달라졌다. 9경기 동안 27세트를 따내고 단 5세트만 내줄 정도로 완벽한 레이스다. 승점 26(9승)으로 압도적 1위를 질주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강성형 감독(51)의 리더십이 꼽힌다. 강 감독은 4월 지휘봉을 잡았다. 특유의 성실함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탁월한 전술능력이 발탁 배경이다. 그는 기대에 부응하며 현대건설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

‘눈높이 맞추기’가 연승 비결 중 하나다. 강 감독은 “저도 올 시즌 선수들을 통해 여자배구를 배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라’보다는 ‘나는 이렇게 해봤는데, 네 생각은 어때’하는 식으로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스 양효진은 “감독님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분”이라면서 “감독님의 생각이 있겠지만 선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면서 장점을 부각시켜주려 한다”고 치켜세웠다. 현대건설 구단 관계자도 “감독님이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팀을 끌고 가는 게 인상적”이라고 했다. 결국 선수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선수들의 능력에 맞는 전술운용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원 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시즌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주전이나 백업 할 것 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한 팀이 됐다. 양효진은 “7명이 아니라 19명 전원이 함께 경기하는 듯한 느낌이다. 한 명이 짊어지고 가면 힘들기 마련인데, 모두 역할 분담을 잘 하고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1년 사이 팀이 바뀌었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우리 팀이 끈끈해진 것은 맞다”며 웃었다.

이런 원 팀 분위기에 감독은 자신감이 생겼다. 강 감독은 “비 시즌 동안 원 팀이 되기 위해 누구 한 명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가 함께 움직였다”면서 “혹여 연승이 깨지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미국)의 영입도 대박을 터뜨렸다. 1라운드 MVP에 뽑힌 야스민은 데뷔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공격종합 2위(44.22%)에 오른 가운데 서브(세트당 0.586개)와 후위공격(50%) 1위인 야스민에 대해 동료들은 “야스민이 마음먹고 때리면 못 막는다. 파워는 세계적 수준”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현대건설은 연승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기록은 기록이다. 20일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이기면 2009~2010시즌, 2010~2011시즌에 각각 달성한 팀 최다 10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연승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수원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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