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피는 못 속여!”…명마 후손들 날다

입력 2021-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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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열린 대통령배에서 우승한 심장의고동과 문세영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韓·日 경마 빅매치에서 입증된 ‘혈통의 힘’

심장의고동, 대통령배 우승 완벽 부활
‘승부사 DNA’ 콘트레일, 재팬컵 제패
마사회, 유전자 분석 우수 경주마 선발
세계 1위 닉스고, 내년 美씨수말 데뷔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는 격언이 있다. 기수의 기량이나 레이스 전술도 승리를 위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능력, 그것도 부모의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으며 보유한 선천적인 재능이라는 것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연말을 장식하는 경주에서 경마계의 오랜 격언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심장의고동, 2년만에 부활
11월28일,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최고의 국산 경주마를 선발하는 경주인 ‘대통령배’(GⅠ, 2000m, 3세 이상, 총상금 6억5000만 원)’가 열렸다. 이웃 일본에서도 이날 도쿄 경마장에서 ‘제41회 재팬 컵’(GⅠ, 2400m, 3세 이상, 총상금 6억4800만 엔, 한화 약 67억4600억 원)이 열렸다

이날 우리나라의 ‘대통령배’에서는 막판 독보적인 추입력을 과시한 심장의고동이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떨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심장의고동은 2014년 씨수말로 데뷔한 명마 지금이순간의 자마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했던 대통령배 우승을 획득하며 뛰어난 혈통의 힘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경주는 심장의고동의 아버지 말인 지금이순간과도 오랜 파트너였던 문세영 기수가 기승해서 따낸 승리여서 의미가 더 남달랐다. 최근 2년간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심장의고동은 ‘대통령배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혈통 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재팬 컵’에서도 지난해 일본 트리플 크라운을 이룬 삼관마인 콘트레일이 우승했다.

콘트레일은 ‘브리더스컵 터프’ 경주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아일랜드의 Broome, 통산 4300승을 기록하며 일본의 명기수 유타카 타케가 기승한 영국의 Japan 등을 제치고 2006년 이후 일본 경주마의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2021 일본 재팬컵 우승마 콘트레일.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재팬컵 우승 콘트레일, ‘로열 혈통’

콘트레일은 할아버지 말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로열 혈통을 이어받은 대표적인 경주마이다. 할아버지 선데이 사일런스(Sunday Slience)부터 이어진 승부사의 면모는 아버지 딥임팩트에서 꽃을 피웠다. 딥임팩트는 2005년 삼관마, 2005년과 2006년 JRA 연도대표마를 기록한 일본 경마 역사 상 최고의 경주마로 꼽힌다.

콘트레일은 이날 우승과 함께 레이스에서 은퇴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후대 육성을 위한 씨수말로 활동한다. 콘트레일의 회당 교배료는 1200만엔(약 1억2468만 원)으로 배정되면서 선데이 사일런스와 딥임팩트, 콘트레일로 이어지는 최고 경주마 혈통에 대한 일본 종마시장에서의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레이스에서 자마들의 활약은 부전자전의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종마 산업의 중요성을 보여준 일례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경주마를 씨수말로 키우고 경쟁력 있는 자마들의 생산과 수출로 이어지는 육성 체계는 국내 종마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한국마사회는 유전자 분석을 통한 경주마 선발기술인 K-Nicks(케이닉스)를 활용해 선발하고 육성한 세계 경주마 랭킹 1위 닉스고를 내년 미국 씨수말 시장에 데뷔 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닉스고는 미국 현지에서 씨수말로서 역량을 검증받은 후 국내로 도입돼 국산마 개량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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