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했던’ 양의지 떠난 최고 안방마님 경쟁, 승자는 누군가 [골든글러브]

입력 2021-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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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 KT 장성우, LG 유강남, 한화 최재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양의지(NC 다이노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수상한 2017년을 빼고는 매년 황금장갑을 거머쥐며 리그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았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기에 다른 후보들이 명함을 내밀 틈조차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양의지가 지명타자 부문 후보로 옮겨가면서 다른 포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강민호를 비롯해 장성우(KT 위즈), 유강남(LG 트윈스), 최재훈(한화 이글스)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5개의 황금장갑을 얻은 강민호를 제외한 3명은 모두 첫 수상에 도전한다.


포수는 타격도 중요하지만, 투수 리드와 주자 견제, 블로킹, 수비 등의 보이지 않는 기록도 중시되는 포지션이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야수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포지션이라는 무게감도 상당하다. 외야 중계플레이, 내야 수비위치 조정 등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독보적 후보가 떠나면서 경쟁도 그만큼 흥미롭고 치열해졌다. 4명 모두 수상에 손색없는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6번째 수상에 도전하는 강민호는 정규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0.291(406타수 118안타), 18홈런, 67타점, 출루율 0.361을 기록했다. 수비에선 9이닝 평균 폭투와 포일의 합산 수치인 Pass/9가 0.376으로 8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들 중 2번째로 적다. 이 값이 적을수록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장성우는 127경기에서 타율 0.231(385타수 89안타), 14홈런, 63타점, 출루율 0.337로 타격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안방마님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KT의 젊은 투수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최상의 결과를 얻은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5년 54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한화에 잔류한 최재훈도 유력한 수상 후보다. 116경기에서 타율 0.275(375타수 103안타), 7홈런, 44타점, 출루율 0.405의 성적을 거뒀고, 수비에서도 842이닝을 소화하며 10개 구단 포수들 중 가장 적은 Pass/9(0.342)를 기록했다. “주자가 없을 때도 공을 최대한 받아야 투수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열정을 불태운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유강남은 올 시즌 10개 구단 포수들 중 가장 많은 961이닝을 소화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3차례나 리그 최다이닝 포수로 등극했다. 130경기에서 타율 0.252(397타수 100안타), 11홈런, 60타점을 올리며 타선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0일 오후 5시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릴 안방마님은 누구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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