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엘 푸이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키움은 9일 “LA 다저스 출신 외야수 푸이그를 새 외국인타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신규 외인 몸값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모두 투자한 계약이다. 키움은 비자발급 등의 행정절차를 마친 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정상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역대급 빅네임’이다. 1990년 쿠바에서 태어난 그는 2012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ML 데뷔 후 6년간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는데, 공교롭게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저스에서 활약한 기간과 겹친다. 이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2019년에는 신시내티 레즈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종전 인디언스)를 거쳤으며,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안식년’을 보냈다. 올해도 ML 계약에 실패해 멕시코리그에서 뛰었다. ML 통산 성적은 7시즌 동안 861경기에서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이다.
야시엘 푸이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푸이그는 한두 해 전부터 외인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푸이그의 에이전트가 KBO리그 팀에 영입 의사를 타진했는데, 선수 측의 ML 도전 의지가 워낙 강했던 탓에 성사되지 않았다. ML의 관심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올 겨울 노사협약 갱신이 불발돼 ML 30개 구단은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또 한번 야인이 될 위기의 푸이그가 KBO리그로 눈길을 돌린 이유다. 미국 현지에서도 적잖게 놀란 반응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키움의 발표 직후 “2019년 이후 ML에서 볼 수 없었던 푸이그가 한국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키움의 진정성이 더해졌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9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정말 힘든 계약이었다”고 돌아봤다. 고 단장은 허승필 운영팀장과 11월 중순 출국해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을 돌며 외국인선수 탐문에 나섰다. 푸이그도 레이더에 들어왔다. 고 단장은 히어로즈 출신으로 ML에서 뛰었던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은 물론 현재 소속인 이정후, 김혜성, 안우진 등 젊은 선수들의 영상을 직접 보여줬다. ML 진출에 열린 성향은 물론 젊은 활력이 넘치는 팀 컬러를 어필한 것이다. 고 단장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큰 팀이다. 너의 리더십과 힘이 필요하다”며 푸이그를 설득했다.
야시엘 푸이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량에 대한 의문부호는 크지 않다. 문제는 성향이다. 푸이그는 ML 시절 다혈질 성향을 감추지 못해 숱한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음주운전(2013년), 가정폭력(2015년) 적발 이력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성폭행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고 단장은 “식사와 티타임을 하며 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도 30대를 넘어가면서 성숙해진 것 같다. 이전 같은 돌출행동은 없을 것”이라며 “본인이 ML 입성에 대한 꿈이 있다. 한국에서 또 한번 이슈가 된다면 푸이그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 선수의 의지가 강하고, 구단도 협조할 것이다.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키움은 기존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와 재계약은 물론 새 투수 한 명의 영입도 추진 중이다. 요키시의 경우 금액 책정을 완료해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새 외국인투수에게는 투자할 수 있는 최고액을 제시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