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반격이 시작됐다

입력 2021-12-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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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사진제공|티빙

티빙 ‘술도녀’로 유료 가입자 늘어
웨이브 ‘청와대’ 다운로드 일등공신
쿠팡플레이 ‘어느날’ 공개후 대약진
미·일·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 노려
‘토종’의 반격이 시작됐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주자들의 거센 공세에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seezn(시즌) 등 한국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개성 강한 ‘킬러 콘텐츠’로 맞서고 있다. 이용자 호평을 넘어 유료 가입자 증가 등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티빙은 10월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각기 사연을 지닌 29살 세 여자가 술을 매개로 현실을 풍자하는 이야기가 찬사를 얻었다. 아찔한 수위를 넘나드는 찰진 대사 속에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성폭력, 직장·세대 갈등 같은 세상의 모습을 담아내며 두터운 공감을 얻었다.

킬러 콘텐츠로 승부한다
티빙 박종환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10월22일 ‘술도녀’ 첫 회를 무료 공개한 뒤 2주차부터 유료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티빙 자료를 보면 ‘술도녀’는 3주차 1034%, 4주차 3439%, 5주차 3585% 등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박 부장은 “유튜브로 공개된 짧은 영상의 조회수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최대 400만회가 넘는 영상이 공유되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6월 공개한 예능 콘텐츠 ‘환승연애’를 시작으로 유료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웨이브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유료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사격선수 출신으로 얼떨결에 자리에 앉게 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치평론가 남편이 펼치는 이야기는 11월12일부터 선보여 하반기 웨이브 앱 다운로드 횟수를 상반기보다 12%(NHN DATA, 2021년 하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 늘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시리즈인 차승원·김수현 주연 ‘어느날’을 11월27일 공개해 약진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8일 ‘어느 날’ 2회분을 선보인 11월28일 기준 신규 가입자가 전주 보다 171%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후 4회분이 나온 이달 4일까지 3주 동안 전주 대비 254→136→47%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SNL 코리아’도 쿠팡플레이 월 활성이용자(MAU·Monthly Activity User)를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29.4%, 10월 14.6% 늘리는 데 힘을 발휘했다.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사진제공|웨이브


대규모 투자하고 해외로 간다
사실 ‘토종’ OTT들은 여전히 ‘강자’ 넷플릭스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 7일 나온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만 20세 이상 신용카드·체크카드 이용자 통계를 보면 11월 국내 넷플릭스 결제자는 507만명이었다. 최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는 11월 ‘토종’ OTT의 MAU가 올해 초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났다면서 웨이브 457만명, 티빙 396만명, 쿠팡플레이 268만명 등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1253만명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OTT가 본격 론칭 1∼2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에 각 OTT는 대규모 투자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충해가고 있다. 티빙은 2023년까지 4000억원,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쿠팡플레이도 올해 1000억원 규모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신생 플랫폼 seezn(시즌)은 9일 공개한 영화 ‘미드나잇 스릴러’를 비롯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

시즌은 9일 오리지널 시리즈 ‘크라임 퍼즐’을 일본 후지TV 등 해외 방송채널 및 OTT 등 플랫폼을 통해 100여개국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기제 본부장은 “글로벌 시청자를 향한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도 스타일리시하고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OTT는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티빙의 경우 내년 일본과 대만에 안착하고, 2023년까지 미국과 유럽 등 시장 확대를 꾀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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