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엑사원’…LG 초거대 AI 본격화

입력 2021-12-14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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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을 공개했다. 14일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엑사원을 소개하고 있는 배경훈 LG AI 연구원장. 사진제공|LG

#약 2000만 건의 화학 분야 문헌을 스스로 읽고 분석한 뒤 신소재와 신물질을 발굴한다.
#“호박 모양 모자 만들어 줘”라고 하면, 이미지를 찾아주는 게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 낸다.

LG그룹이 14일 공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이 할 수 있는 일이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엑사원을 처음 공개했다. 초거대 AI란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AI를 말한다. 특히, 인간의 뇌구조와 유사하게 설계돼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기존 AI가 텍스트를 분석해 이미지를 찾아주는 수준이었다면, 엑사원은 학습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식이다. 또 기존 AI는 전문가가 논문 등 전문 문헌을 직접 읽고 요약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 것을 학습했다면, 엑사원은 스스로 문헌을 읽고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무엇보다 초거대 AI는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 LG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정보기술(IT)업계가 앞 다퉈 뛰어든, 경쟁이 뜨거운 분야다. LG는 엑사원을 전자와 화학, 통신 등 계열사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을 공개했다. 엑사원이 스스로 만들어낸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 사진제공|LG



●3000억 개 파리미터 보유

이날 공개된 ‘엑사원’의 이름은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EXpert Ai for everyONE)을 뜻한다.

엑사원은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지고 있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을 말한다. 인간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하는 시냅스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이론상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더 정교한 학습이 가능하다.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GPT-3’는 1750억 개, 네이버가 5월 공개한 ‘하이퍼클로바’는 2040억 개의 파리미터를 가지고 있다. 엑사원은 언어 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등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도 갖췄다. 이를 통해 ‘호박 모양의 모자’처럼 언어를 이미지로, 이미지를 언어로 변환할 수 있다. 멀티 모달 AI를 개발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은 세계 최대 규모 학습 데이터를 활용했다.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 개,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 장 이상을 학습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다른 초거대 AI들이 한국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이중 언어 AI라는 것도 엑사원의 차별점이다.



●계열사 사업에 적용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제조, 연구, 교육, 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 계열사와 협업한 실증, 글로벌 AI 연합을 결성해 활용 영역 확대, 초거대 AI 대중화를 통한 상생 환경 구축이라는 3단계 계획도 마련했다.

먼저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LG 계열사들에 공개해 전자, 화학, 통신 등 사업 전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는 챗봇, 신소재·신물질 발굴 등에 실제 적용했다.

LG AI연구원은 이후 금융과 패션, 유통, 교육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연합을 결성해 초거대 AI 활용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 초거대 AI를 일반 대중에 공개하는 대중화를 통한 상생 환경 구축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전문가 AI를 만드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며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미시건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주요 대학 및 석학들과 연구개발 연계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API 공개 및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집단 지성으로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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