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TV CHOSUN ‘미친.사랑.X’ 방송분 캡처]
TV CHOSUN ‘미친.사랑.X’는 ‘사랑해서 그랬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벌어지는 로맨스 범죄 및 살인 사건을 드라마로 재구성, 범인의 심리를 심도 있게 알아보는 ‘치정 스릴러’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7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3.1%, 분당 최고 시청률은 3.9%을 기록, 영화보다 더한 현실 스토리를 펼쳐 시청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김희정은 “사랑하게 되면 미치는 편이냐”는 질문에 “미치는 편은 아니다”라며 “대신해서 죽을 자신은 없지만, 장기 이식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함께 출연한 정시아는 “결혼 전 이상형이 있었는데 지금 신랑은 정반대다”라고 언급했고, 이에 신동엽이 “저처럼 이상형을 만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너스레를 덧붙여 폭소를 터트렸다.
첫 번째 이야기 ‘악마를 보았다’는 여자가 건물에서 추락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됐다. 여자는 사고를 당하기 전, 대학교에서 만난 남자와 연애를 했지만 남자는 점차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여자의 이별 선언에 분개하며 폭행을 가했다. 남자는 일파만파 퍼진 소문에 학교로부터 경고 및 처분을 받으며 분노가 극에 달했던 터. 남자는 여자의 집에 배관수리공으로 위장 침입해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살해했고, 뒤늦게 귀가한 여자를 성폭행하고 고문하는 잔혹무도한 범죄를 벌여 경악을 일으켰다.
이는 2014년 일어난 실제 사건으로, 남자는 여자로 인해 동아리 연합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에 격분, 치밀한 계획을 거쳐 여자의 부모를 살해했고 현재 기준 ‘가장 나이가 어린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오은영 박사는 범인은 자기 자신과 애착 관계가 형성된 나르시시스트였을 거라며,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으로 ‘자신에 대한 과장된 지각’, ‘성공과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등 이상적 공상에 사로잡힘’, ‘자신을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 믿음’, ‘과다한 칭찬을 요구하고 특권 의식을 가짐’, ‘착취적 대인관계’, ‘공감 능력 결여’, ‘강한 질투심’,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을 언급했다. 5개 이상이 해당 되면 나르시시스트적 성격이 있다고 분석한 오은영 박사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많아야 범죄가 줄어든다”며 “‘미친.사랑.X’가 다루는 실제 사건들을 통해 나의 삶과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공감을 불렀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남편을 끔찍하게 증오한 아내의 이야기였다. 계속해서 크고 작은 사고에 휘말리던 남편은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있음을 직감했고, 결국 아내가 범인이란 것이 드러났다. 아내는 무당집에 거액을 건네며 남편의 죽음을 사주했고, 이에 무당이 남편을 해하기 위한 갖가지 술수를 썼던 것. 아내는 남편에게 외도를 의심받자 남편을 죽일 결심을 했고, 실패를 거듭하던 끝 감전사까지 시도했지만 끝내 꼬리를 밟혔다. 결국 아내는 무당이 남편을 공격하기 위해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잘못 맞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해당 사건 역시 2003년 발생한 실제 일화로 여자는 이혼 후 재결합한 남자와 불화를 겪자 역술인을 찾아가 죽여 달라고 사주했다. 여자는 굿과 부적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사고를 위장했지만 다섯 차례나 실패했고, 실제로는 살인 교사죄로 징역 7년을 처벌받았다. 오은영 박사는 불행의 단초가 된 재결합의 이유로 양육 및 경제적인 문제 등을 꼽았고, 괴롭힘을 위한 거짓의 용서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외도는 그 어떤 것보다 회복이 어려운, 신뢰를 깨는 행위다”며 더불어 “혼인 관계 유지를 원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따져 볼 이유는 바로 자신이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스토리 ‘귀신의 집’은 40대 여성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여자가 두 달간 낸 사망 보험료는 한 달 납부 금액만 125만 원, 수령금은 35억에 달했다. 장례 지도사는 유족들에게서 묘한 분위기가 풍겼다고 증언했고, 여자의 친언니와 전남편, 현 애인이 용의자로 좁혀졌다. 형사들은 여자의 보험금을 신청한 언니가 공중전화로 빈 집에 전화를 한 정황을 추적, 해당 집을 찾았고 그 곳에서 세 사람과 함께 죽은 줄 알았던 여자가 등장하자 경악했다. 결국 네 사람이 연고가 없는 노숙 여인을 데려다가 죽인 후 사람을 바꿔치기하는 위장 사망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전말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는 2011년 벌어진 실제 사건으로, 오은영 박사는 여자를 소시오패스라고 진단했다. 25명 중 1명꼴로 발견되는 소시오패스는 반복적 거짓말을 하고 법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폭력적이고 공격적 성향을 가진다. 또한 상대의 안전에 무감각하고 자기애적이기 때문에 죄책감보다 본인의 이득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 오은영 박사는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현실적인 방안과 함께 “이들과 최대한 엮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건넸다.
끝으로 ‘오은영의 비밀상담’ 코너에는 선 넘는 시아버지로 인해 고민 중인 사연이 등장했다. 사연자에 따르면 시아버지는 생리 중인 며느리의 배에 손을 올리며 자신이 덮던 전기요를 올려주는 행동으로 며느리를 아연 실색케 했다. 심지어 남편은 “아버지가 워낙 세심하다”며 복 받은 며느리인 줄 알라는 황당 반응을 보였다는 것.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며 상황을 명확히 이야기하고 공간의 분리를 피력하는데도 남편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혼 유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라는 솔루션으로 경각심을 일깨웠다.
‘치정 스릴러’ 예능 프로그램 TV CHOSUN ‘미친.사랑.X’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