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흥행세도 신작 개봉도 올스톱

입력 2021-12-17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위쪽 사진)이 개봉 첫날인 15일 63만여 관객을 불러 모으며 감염병 사태 속에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비상선언’(아래쪽 사진) 등 기대작들이 잇따라 개봉 일정을 연기하는 등 극장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쇼박스

거리두기 강화에 영화계·극장가 위기감 고조

극장 18일부터 22시까지 운영 허용
폭발적 흥행세 달리던 ‘스파이더맨’
심야 예매 티켓 취소 대란 불가피
비상선언 등 韓영화 결국 개봉 연기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분위기다.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 시행키로 하면서 영화계와 극장가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스파이더맨)이 63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감염병 확산 이후 최고 흥행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연말연시 기대작들을 잇따라 선보여 관객몰이에 나서려 했던 관련업계에서는 “영화산업의 도미노 붕괴”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기야 영화계와 극장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공감하고 지지한다”면서도 “가늠할 수조차 없는 누적 피해”와 “극장과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조치의)예외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 ‘스파이더맨’ 폭발적 흥행세, 그러나…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스파이더맨’은 개봉 첫날인 15일 모두 63만5994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전국 규모의 절반이 넘는 2814개 스크린의 84.5% 좌석을 점유하며 폭발적인 흥행세를 그렸다.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이후 최고 수치이다. 16일 오후 실시간 예매율도 92%에 달해 개봉 첫 주말을 지나며 200만 관객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이에 힘입어 극장가가 모처럼 활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이날 정부의 강도 높은 방역조치 시행 방침이 나오면서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인 극장도 토요일인 18일부터 밤 10시까지만 운영해야 한다.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로 심야상영 등 정상적으로 관객을 맞았던 극장가와 영화계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한 극장 관계자는 ‘스파이더맨’의 경우 “이미 개봉 전 95%의 높은 예매율을 기록한 상황에서 새벽 2시 상영 회차까지도 매진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번 조치로 밤 10시 이후 상영 회차 예매분 취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물로, IMAX 등 각 극장의 특수상영관에서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도 적지 않지만 역시 예매 최소가 예상된다. 관계자는 “관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안내 공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울상이었다.

또 ‘비상선언’ 등 일부 영화가 내년 1월 개봉 일정을 연기했고, 이달 29일 선보이는 ‘킹메이커’의 제작진도 관련 일정 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극장가 성수기인 연말연시 시즌을 앞둔 관련업계의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 11월 관객 대폭 증가, 그러나…

영화계와 극장가에서는 이번 조치로 극장 관객이 직전보다 최소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밤 10시에 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 7시 이후 상영 회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2019년 2억3000만명에 육박했던 관객이 지난해 6000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극장 관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1.1%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더욱 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5일 내놓은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보면 지난달 극장 관객수는 651만명으로 지난해 292만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터널스’의 흥행 덕분이다. 또 올해 10월에 비해서는 132만명이 늘어났다. ‘스파이더맨’의 흥행세에 이어 다양한 기대작이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던 영화계와 극장가의 우려가 깊어지는 또 다른 배경이다.

이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상영관협회·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단체들은 16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제대로 된 보상은 없었다”면서 “안전한 관람환경을 위해 극장은 마스크 착용과 취식 금지, 백신패스 적용, 좌석 띄어 앉기 등 강화된 방역활동을 해왔다”며 영업제한 시간 조치의 예외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