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완패 IBK 김호철 감독, 가시밭길 시작됐다

입력 2021-12-19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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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1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흥국생명전의 관심은 온통 IBK 김호철 감독에게 쏠렸다. IBK는 세터 조송화의 이탈로 촉발된 기나긴 논란을 잠재우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 감독을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그가 처음 지휘봉을 잡고 코트에 나섰기에 팬들의 기대가 컸다. 7년 만에 V리그 무대에 다시 선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배구인으로서 도와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감독직 수락배경을 설명했다. 여자팀을 처음 맡은 데 대해 김 감독은 “배구가 다 같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해 보니까 다르더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경기는 쉽지 않았다. IBK는 흥국생명에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산타나 효과도 없었다. 겨우 7점에 공격성공률 33.33%를 기록했다. IBK는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최근 3연패다.

이날 김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였던 ‘호통’을 치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을 달래기 바빴다.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칠 때는 그냥 가벼운 웃음으로 넘겼다. 어이없는 실수에는 기본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먼저 ‘화이팅’을 외쳤다. 작전 시간에도 질책보다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코멘트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IBK는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한 채 셧아웃 당했다. 특히 IBK는 뒷심이 부족했다. 3세트에서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었지만 막판 허무하게 무너졌다.

시간이 너무 짧았다. 김 감독은 16일 오후 처음 선수들과 만나 훈련을 가졌다. 단 이틀 손발을 맞추고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감독의 생각을 전달하고, 색깔을 입히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여자배구와 남자배구는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생각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테일하게 지시하는 건 아마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금은 코트에서 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밖에서 격려해 주는 게 전부다. 당분간은 그럴 것 같다”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IBK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한국도로공사(23일·홈)~현대건설(26일·원정) 등 선두권 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어 31일 다시 도로공사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연말까지 호락호락한 경기가 없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들 강팀을 상대로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의 가시밭길이 시작됐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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