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상무 전 직원, 유소년 선수 성 추문…축구계 정밀 조사 착수

입력 2021-12-21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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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K리그1(1부) 승격에 성공한 김천 상무가 최악의 연말을 맞았다. 최근 퇴사한 전직 유소년 담당 직원이 성 추문에 휩싸였다.


김천 구단은 최근 전 직원 A가 18세 이하(U-18) 유소년 팀의 일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포착했다. 올해 10월 이후 파악된 해당 직원의 성 비위에 대해 구단 측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A는 퇴직 처리됐다. 그러나 그 외의 조치는 아쉬웠다. 무엇보다 U-18 유소년 팀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의 퇴직 사유가 명확했으나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에도 제대로 사건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 부모들도 관련 사실을 명확히 알지 못한 상태였다. 김천 구단은 “차후 사무국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엄격히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는 허울뿐인 계획만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는 올바른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


당황스러운 점은 또 있다. A가 지난해 K리그2(2부) 경남FC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경남 산하 유소년 팀에서 성 추문을 일으켰다. 당시 일부 학부형들이 항의했고, 당사자들의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축구계 상급기관에는 역시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 추가 피해자들이 나왔다. 가장 엄격히 관리해야 할 분야의 전문가를 잘못 뽑은 것이다.


두 구단의 미온적 대응으로 인해 뒤늦게 이번 사건을 인지한 프로축구연맹과 축구협회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자체 조사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에도 나서 A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축구인들은 “단순히 담당자의 퇴사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당연한 첫 번째 조치일 뿐이다. 범죄 혐의가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성 비위는 확실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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