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극장가 ‘할리우드 잔치’…‘스파이더맨’ 이어 ‘킹스맨’·‘매트릭스’ 개봉

입력 2021-12-22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두터운 팬덤의 시리즈물 출격 속 한국영화 ‘킹메이커’ 개봉 연기
올해 점유율 1위 美영화에 내줄듯
영화단체, 영업시간 해제 등 요구
한국영화가 비운 연말 극장가가 감염병 시대 새로운 활력을 외화 대작에 기대고 있다. 연말연시 관객몰이를 노려온 일부 한국영화가 감염병의 폭발적 확산세에 개봉 일정을 연기하면서 블록버스터급 외화가 극장가 흥행 분위기를 책임지게 됐다. 한때 충무로와 한국 극장가 ‘지분’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이를 지휘하고 있어 더욱 역설적이다.


○할리우드 직배사, 연말 극장가 장악


15일 개봉해 7일 만인 21일 300만 관객을 돌파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선두에 섰다. 할리우드 직배사 소니픽처스코리아의 작품으로, 마블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물이다.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고 흥행세를 그리고 있다.

22일 또 다른 할리우드 직배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와 ‘매트릭스:리저렉션’이 나란히 관객을 맞는다.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는 2015 년 ‘시크릿 에이전트’와 2017년 ‘골든 서클’에 이은 ‘킹스맨’ 시리즈의 새 작품이다. ‘매트릭스:리저렉션’은 SF액션영화의 상징으로 인식돼온 키아누 리브스 주연, 릴리·라나 워쇼스키 감독의 1999년작 ‘매트릭스’를 잇는다. 모두 국내 두터운 팬덤을 구축해온 시리즈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기대감을 키운다.

이런 상황에 당초 29일 개봉을 예정했던 한국영화 ‘킹메이커’는 코로나19 및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자 내년 설 연휴로 일정을 미뤘다. 대신 한국영화는 한지민·강하늘·고성희·정진영·임윤아 등 ‘멀티 캐스팅’의 로맨스물 ‘해피 뉴 이어’를 이날 내놓는다. 일정상 내년 초 관객몰이를 겨냥하는 셈이다.


○한국영화, 어디로?


이대로라면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국적별 점유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008년에 이어 13년 만인 올해 한국영화는 미국영화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두 나라는 2003년부터 시장을 양분하며 박빙의 차이로 관객점유율 1, 2위를 다퉈왔다. 한국영화(42.1%)가 미국영화(48.7 %)에 뒤진 200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감염병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영화는 68.0%로 미국영화(25.7%)를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올해 1월1일부터 21일 현재까지 미국영화가 58.9%의 점유율로 한국영화(31.8%)를 제쳤다. 외화 대작의 잇단 개봉도 이런 상황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한국영화계 위기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상영관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단체는 21일 “영화산업의 고통이 한계에 달했고,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다”면서 ▲영업시간 제한 즉시 해제 ▲코로나 사태 이후 영화업계 손실 전액 보상 ▲정부 주도 배급사 대상 개봉 지원 정책 추진 ▲임차료 및 세금 감면 혜택 등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