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모으는 홍명보 감독 “다시 도전해야죠, 우승” [인터뷰]

입력 2021-12-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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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지난 해 이맘때 가장 뜨거운 축구뉴스는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이사(52)의 울산 현대 사령탑 취임이었다. 3년 간 행정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장이 그립다”며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울산 구단이 바란 건 단 하나, 우승이었다. 울산은 2005년 이후 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다.

감독의 어깨는 무거웠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3년 연속 전북 현대에 밀렸다. 홍 감독은 “달아나야할 때 못 달아났다. 전북 때문에 우승을 못한 게 아니라, 전북 이외 다른 팀을 상대로 이겨야할 경기를 못 이긴 게 뼈아팠다”며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물었다. 지체 없이 대답이 돌아왔다. 포항 스틸러스와 치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이다. 홍 감독은 “바로 이전 경기에서 전북을 연장전 끝에 물리친 뒤 포항전에서 승부차기로 졌다. 실력보다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서 “그 패배 때문에 빼앗긴 게 너무 많다. 우리가 이겼으면 또 다른 스토리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당시 울산은 ACL은 물론이고 K리그1(1부)과 FA컵 등 3관왕을 노릴 정도로 무서운 기세였으나 포항에 패한 뒤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적잖은 수확도 있었다. 이전보다 안정적인 리그운영을 했다는 점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또 우승컵은 넘겨줬지만, 전북에 대한 두려움도 씻어냈다. 울산은 ACL을 포함해 상대전적에서 2승2무1패로 전북에 앞섰다. 아울러 팀 정신을 일깨웠다. 홍 감독은 “왜 팀 정신이 필요한지, 그리고 왜 팀으로 싸워야하는 지를 선수들이 이해했다는 점은 수확”이라며 “우승하기 위해선 팀에 대한 충성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즘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홍명보와 아이들’이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2012 런던올림픽에서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과 당시 선수들 간의 끈끈한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기성용, 지동원(이상 서울) 김기희(울산) 김보경(전북) 윤석영(강원) 백성동(경남) 박종우(부산) 등 ‘런던 세대’는 이미 K리그 베테랑들이다. 여기에 최근 수비수 김영권(31)이 울산에 둥지를 틀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또 장현수(알 힐랄)의 영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홍 감독에 따르면, 장현수 본인은 울산에 오고 싶어 하지만 소속팀과 먼저 문제를 해결해야만 이적이 가능하다.

홍 감독은 “보강해야 할 핵심 포지션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김영권 자리다”면서 “소속팀의 재계약이나 다른 팀의 제안이 있었을 텐데, 우리에게 온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한두 명이 더 연락을 해왔는데, 우리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봐가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홍 감독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그는 “예전부터 사람에게 공을 많이 들였다. 그 덕분인지 울산은 선수들이 오고 싶은 팀이 됐다”며 웃었다.

울산은 내년 1월 3일 소집해 10일부터 거제도에서 담금질을 시작한다. 홍 감독은 우승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번 시즌 내가 가진 경험이나 지식, 지혜를 총동원했지만 전북이 가진 우승 노하우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이제 다시 도전한다. 정상을 향해 뛰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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