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지표 하락한 SK 허일영, 걱정하지 않는 전희철 감독

입력 2021-12-23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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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의 베테랑 슈터 허일영(36·195㎝)은 고양 오리온을 대표하는 스타였다. 입단 첫해인 2009~2010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12시즌 동안 오리온에서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2015~2016시즌)까지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익숙한 친정팀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마냥 수월하지만은 않을 터다.

SK는 허일영의 가치를 인정하고 러브콜을 보냈다. 3년(보수총액 3억 원)의 계약기간은 SK의 높은 기대치를 반영한 제안이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3~2024시즌 39세가 되는 나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허일영도 올 시즌 초반에는 고비마다 3점슛을 꽂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선 한 차례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3점슛 성공률도 18.2%(11시도 2성공)에 그쳤다. 최근 3경기에선 모두 출전시간 20분을 밑돌았다.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기록한 평균 득점도 7.1점에 불과하다. 앞선 4시즌의 평균 10.89점을 크게 밑돈다. 출전시간 또한 19분42초로 20분이 채 안 된다.


그러나 SK 전희철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2일 원주 DB와 원정경기(85-72 승)를 마친 뒤에도 허일영의 기를 살리려고 애썼다. 전 감독은 “(허일영이) 슛이 안 들어가는 타이밍이다. 내가 슈터를 살리는 패턴을 만들려고 했는데…”라며 “언젠가는 잘 들어가지 않겠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은 35.8%로 통산 기록(40.2%)에 미치지 못하지만, 감각이 워낙 뛰어나기에 언젠가는 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감독이 허일영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득점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수비를 게을리 하지 않고, 허슬플레이를 불사하며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믿고 있다”는 한마디로 설명을 대신했다. 그는 “(허일영이) 오리온 시절과 비교해 출전시간이 줄어들면서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움직임이 좋아졌다”며 “공격 시에도 허일영을 세워놓으면 다른 선수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넓어진다. 슛은 또 들어가지 않겠나. 슈터들은 2~3개 안 들어가도 시간을 더 줘야 한다.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일영이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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