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우리카드의 김재휘-한성정 트레이드의 뒷얘기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1-12-28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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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휘(왼쪽), 한성정. 스포츠동아DB

23일 KB손해보험은 OK금융그룹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19일 대한항공전에 이은 2연속 2-3 패배였다. 그 전까지 6연승을 내달리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1위까지 치솟았던 팀에 닥친 위기였다. 외국인선수 케이타가 지난 시즌에 이어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레프트 한 자리의 공백은 계속 크게만 다가왔다.


특히 레프트 김정호와 대각에서 공격을 풀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시즌 초반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3년차 홍상혁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성과도 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6연승 기간 중 정동근이 그 역할을 해줬지만 역시 지속력이 없었다. 대한항공전에선 정동근이 6득점, OK금융그룹전에선 황두연과 홍상혁이 합쳐서 9득점을 기록했다.


결국 23일 경기 후 KB손해보험은 결단을 내렸다. 트레이드가 답이었다. 그러려면 팀의 귀중한 자원을 포기해야 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논의되던 우리카드 KB손해보험 김재휘(28)-우리카드 한성정(25)의 트레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스포츠동아DB


그날 밤 후 감독은 김재휘와 면담했다. 우리카드와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 아직 상대 구단이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실행될 수도 있다고 알렸다. 비밀은 없었다. 트레이드 추진 소식은 한성정의 귀에도 들어갔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으로서도 미룰 수 없었다.


KB손해보험은 평소와 달리 이번 트레이드에는 적극적이었다. 24일 구단주의 최종재가까지 일사천리였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김재휘를 지켜야겠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은 ‘윈 나우’를 선언했다. 구단 관계자는 “케이타가 잘해주고 있을 때 우승을 노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카드였다. 오랫동안 센터 보강을 꿈꿔왔다. 하현용과 최석기가 잘해주고 있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그 뒤를 준비해야 했다. 게다가 김재휘는 병역을 마친 키 201㎝의 탐나는 센터였다. 신인 이상현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송희채와 한성정이 모두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둘 모두를 잡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고 판단했다. 한성정과 류윤식을 제치고 주전으로 자리 잡은 송희채의 잔류가 먼저고 한성정은 그 다음인데, 만일 팀을 떠난다면 얻을 것이 많지 않았다. FA 이적으로 200%의 보상금과 1명의 보상선수를 지명할 순 있겠지만, 김재휘만큼 매력적 센터가 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신 감독이 이런 사정을 구단에 설명했고, 최종 허락이 떨어졌다. 26일 두 구단이 보도자료를 낼 만큼 속전속결로 일을 처리했다. 그 덕에 KB손해보험은 28일 한국전력과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한성정 투입이 가능해졌다.


후 감독은 한성정에게 “여기서 편하게 배구를 즐겨라.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KB손해보험은 한성정과 김정호가 짝을 이뤄 경기당 20점만 해주면 케이타에게 쏠리는 공격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인 우리카드는 김재휘의 가세로 중앙에서 사용할 공격 옵션이 늘었다. 트레이드의 손익계산서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일단 두 팀 모두 원하는 것을 얻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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