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태양’X‘옷소매’ 없었으면 어쩔 뻔…민망한 MBC 연기대상 [종합]

입력 2021-12-31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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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태양’X‘옷소매’ 없었으면 어쩔 뻔…민망한 MBC 연기대상 [종합]

한때 공동 수상으로 뭇매를 맞던 MBC의 ‘드라마 왕국’ 시절도 옛말이다. 박 터지는 옆 동네 SBS와 KBS에 비해 드라마 작품 자체도 너무 적었던 MBC 드라마국이 조촐한 수상 파티로 연말 시상식을 어렵사리 마무리했다. 겨우 숨통을 틔워준 ‘검은 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였다. 일일연속극과 단막극 부문을 제외하곤 ‘미치지 않고서야’ 이상엽이 유일한 ‘여집합’ 수상이었으니.

30일 밤 생방송된 ‘2021 MBC 연기대상’은 2년 연속으로 방송인 김성주가 단독 MC를 맡은 가운데 시상 부문이 총 20개미만으로 구성, 편성표에 예상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종료됐다. 이날 수상은 ‘검은 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다른 작품의 배우들은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다.

대상은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검은 태양’의 남궁민이 역시나 수상했다. 남궁민은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 이어 올해는 MBC에서 대상을 받으며 ‘2년 연속’ 대상 배우가 됐다. 그는 “연말이 되면 상이 주는 기분이 묘한 것 같다. 예전에 MBC 연기대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다른 연기자 분들을 열심히 축하해드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잠자리에 혼자 누웠을 때 조금은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부정적인 느낌은 아닌데 그때 기분이 뭐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남궁민은 ‘검은 태양’ 제작진과 스태프, 연기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현장을 나갈 때 꼼꼼하게 준비하려고 하는 편인데 너무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해서 스트레스도 받았고 불안해하기도 했다. 그렇게 현장에 나가면 사랑스러운 연기자분들이 ‘검은 태양’의 그 모습 그대로 내 앞에 서 있었다. 진심으로 힘이 났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지만 끝까지 힘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더불어 소속사 식구들과 지인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후 공개 열애 중인 여자친구 진아름도 언급했다. 남궁민은 “아름아. 내 곁에서 항상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라고 전했다.


남궁민과 나란히 대상 수상 후보로 거론됐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준호는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는 “꿈만 같다. 연기대상을 앞두고 나도 사람인지라 드라마가 너무 잘 되다 보니 뭔가 자꾸 원하는 마음이 커져가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혼자 있을 때마다 내가 어떤 상을 받을 수 있는 연기를 했는지 계속 자아성찰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준호는 “가수 외에 처음 상을 받은 건 ‘김과장’으로 우수상을 받은 때였다. 그때는 너무 떨어서 좋은 분위기를 즐기지도 못하고 땅만 보고 수상 소감을 했다”면서 “오늘 이 순간, 당연히 받을 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해 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 같이 노미네이트 된 선배들과 한 장면으로 나오는 것만으로 행복한데 나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속 방송을 앞둔 드라마 홍보도 야무지게 한 후 “이 상에 걸맞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준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세영도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허둥지둥하다 “이럴까봐 준비했다”면서 작은 쪽지를 꺼내들었다. 수상소감을 미리 준비한 것. 이세영은 “작품을 준비하고 제작하는 기간에 다른 배우들, 제작진, 스태프들의 노고가 아쉬워지지 않도록 ‘작품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시청자분들이 우리를 선택하도록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책임감과 걱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중요한 일을 하실 수 있는 소중한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시간에, 두 달 넘게 시간을 내어주시고 작품 내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의 소중한 시간이 매우 귀한 시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준호와 이세영은 베스트 커플상도 거머쥐었다. 이세영은 사전에 준비해 온 지인들의 명단을 휴대전화에 띄우며 “너무 받고 싶었던 상인데 단독으로 주셔서 너무 기쁘다”면서 시청자와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준호는 “남궁민 형님과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적 있는데 오늘은 이세영 씨와 함께 받아 기쁘다. (형님과) 한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묘하고 재밌다”면서 “이세영 씨가 분위기 메이커로서 연기할 때도 많은 도움을 주고 마지막까지 즐겁게 촬영하게 도와줘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세영에게 공을 돌렸다.

이준호가 자신을 언급하자 이세영은 ‘아 맞다’며 크게 당황했고 그 모습이 화면에 포착돼 웃음을 자아냈다. 황급히 다시 마이크 앞에 선 이세영은 “이 모든 것이 우리 왕 오빠 덕분이다. 이준호 짱”이라고 외쳤다. 이준호와 이세영은 MC 김성주의 요청으로 ‘우리집’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은 올해의 드라마상을 비롯해 이덕화의 공로상, 정해리 작가의 작가상, 장혜진의 여자 조연상, 강훈의 남자 신인상 등을 기록했다. ‘검은 태양’은 장영남의 미니 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 연기상과 김도헌의 남자 조연상, 김지은의 여자 신인상을 이뤄냈다. 더불어 정문성은 ‘뫼비우스: 검은 태양’으로 단막극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일일연속극 부문에서는 ‘두 번째 남편’의 차서원과 엄현경이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으며 우수 연기상은 부문조차 없었다. 이상엽은 ‘미치지 않고서야’ 팀에서 유일하게 수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2021 MBC 연기대상’ 수상자·작>
▲대상=남궁민(검은 태양)
▲남자 최우수연기상(미니시리즈)=이준호(옷소매 붉은 끝동)
▲여자 최우수연기상(미니시리즈)=이세영(옷소매 붉은 끝동)
▲남자 최우수연기상(일일연속극)=차서원(두 번째 남편)
▲여자 최우수연기상(일일연속극)=엄현경(두 번째 남편)
▲남자 우수연기상(미니시리즈)=이상엽(미치지 않고서야)
▲여자 우수연기상(미니시리즈)=장영남(검은 태양)
▲남자 우수연기상(단막극)=정문성(뫼비우스: 검은 태양)
▲여자 우수연기상(단막극)=김환희(목표가 생겼다)
▲베스트 커플상=이준호 이세영(옷소매 붉은 끝동)
▲올해의 드라마상=옷소매 붉은 끝동
▲공로상=이덕화(옷소매 붉은 끝동)
▲작가상=정해리(옷소매 붉은 끝동)
▲남자 조연상=김도헌(검은 태양)
▲여자 조연상=장혜진(옷소매 붉은 끝동)
▲남자 신인상=강훈(옷소매 붉은 끝동)
▲여자 신인상=김지은(검은 태양)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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