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찰리 채플린”, 드라마 폭망 끝낼까 (고스트닥터) [종합]

입력 2022-01-03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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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이 드라마 실패를 끝낼지 주목된다.
3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연출 부성철 극본 김선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지훈, 김범, 유이, 손나은, 부성철 감독이 참석했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상속자들’, ‘우리 갑순이’ 등의 부성철 감독이 연출을, ‘명불허전’을 집필한 김선수 작가가 대본을 각각 맡는다. 여기에 정지훈, 김범, 유이, 손나은이 출연한다.

언뜻 로그라인만 봐도, ‘고스트 닥터’는 정지훈과 김범 캐릭터 연기가 중요하다. 두 배우 조합에 대해 부성철 감독은 “이 조합(정지훈과 김범)을 내가 생각한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이 두 사람이 조합하는 거 자체만 큰 의미가 있다. 사실 내적·외적 밸런스가 좋은 사람이 필요했는데, 정지훈이 적격이었다. 감정 연기부터 코미디 연기까지 훌륭하다. 많은 빚을 졌다. 동선만 말하면 새처럼 날아가듯 연기했다. 노래를 할 때는 비가 되는데, 연기를 할 때엔 찰리 채플린이 되더라. 클래스가 다른 연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은 그동안 터프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섬세함이 존재한다. 굉장히 섬세하고 감성을 많이 불어넣는 배우다. 정지훈이 엔진이라면 김범은 헤드라이트다”라고 극찬했다.
그러자 정지훈은 “작품이 잘 되면 내가 해외여행을 선물해야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정지훈은 이 작품을 망설였다. 연기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게 빤히 보여서였다. 정지훈은 “좋은 작품이면 늘 하고픈 욕구가 있다. 배우들이라면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가수로, 또 바이크를 타면서 여러 상황이 배우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많은 대본이 내게 전달됐다. 이중 ‘고스트 닥터’를 읽어 보니 ‘정말 재미있지만,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하는 매일이 고문이나 고난의 연속이 아닐까 했다. 메디컬이라 대사 분량이라든지, 판타지라서 CG 부분이라서 힘들다. 완벽히 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젊은 의사들의 사랑도 풀어내야 한다는 점이 고민스러웠다.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니 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해 배우들 호흡이 너무 좋다. 하늘에 감사하다. 감사한 작품을 하게 되어 감독님, 작가님에게 감사하다.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 작품은 메디컬이지만, 심각하지 않다. 6개월여간 고생했는데, 작품 안에는 메디컬, 코미디, 브로맨스, 사랑, 그리고 열정 등 다양한 장르가 담겼다. 지금 마스크 쓰며 말하니 마치 산소 호흡기를 낀 느낌이다. 올해 시청자들에게 산소 호흡기가 될 만한 작품이다.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했다.



김범도 “‘고스트 닥터’는 무거운 작품은 아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다.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다. 만화적인 요소를 많이 가진 작품이다. 시청자들도 심각하거나 복잡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있을 법한 사람들 이야기다. 과정에는 있을 법한 우정, 오해, 화해 등이 담겼다. 편히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만화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지녔다. 표현을 할 때도 ‘거침없이 하이킥’ 속 김범보다 더 시트콤 같은 느낌, 표정이나 제스처가 나온다. 내가 애드리브를 잘 못하는 배우인데, 정지훈 형을 통해 많이 배웠다. 그런 게 많이 보일 것이다.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정지훈과 김범 연기 호흡은 어떨까. 김범은 “정지훈 형이 내게 들어왔을 때는
형 대사를 내가 하기도 한다. 내 대사를 정지훈 형이 하기도 한다. 두 캐릭터 대사를 모두 외워야 하는 고충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이다. 형이 빙의된 상태는 형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초반 몇 달 간은 촬영 이외의 시간에 형만 봤다. 좋아하는 사랑해서 보는 게 아니라 관찰을 하는 거다. 정지훈이라는 사람 특징과 습관을 따라 해보려고 했다. 그런 노력이 작품에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지훈은 다른 체형을 고민했다. 정지훈은 “김범을 데리고 운동을 해보려 했다. 그런데 김범이 촬영하고 조금 힘들어질 때가 되면 다크서클이 엄청 진해진다. 머리를 많이 쓰면 칼로리 소비가 빨라진다. 우리 둘이 한번은 ‘오늘 일찍 끝나니, 친목 도모를 위해 술이든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친구를 데리고 헬스장을 가는 것이 대역죄인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면 운동을 같이 좀 해볼까 싶은데, 아마도 연락이 안될 것 같다. 운동을 알려주고 싶고, 같이 다니고 싶은데, 일단은 먹는 것을 위주로 데리고 다녀보려고 한다”고 김범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지훈은 캐릭터에 집중해 아내 김태희에 혼쭐난 이야기도 전했다. 정지훈은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병원에서 왕이다. 천재 의사고 병원 매출 1등 공신이다. 그런데 집에서 캐릭터 말투가 나왔다”며 “이게 헤드라인으로 올라가면 곤란해진다. 집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아내 김태희 눈치를 봤다.





이날 행사는 정지훈 단독 토크쇼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정지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여기에 김범이 정지훈과 호흡을 맞춰 작품을 이끌어간다. 앨범부터 예능 활동까지 성공 신화를 써온 정지훈이 드라마로 다시 한번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새길 수 있을까. ‘상두야 학교 가자’, ‘풀하우스’ 이후 대표작이랄게 없던 비가 드라마 필모그래피를 새로 쓸지 주목된다.
‘고스트 닥터’는 3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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