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문 후보들 참석 ‘0명’, “궁지에 몰린 골든글로브”

입력 2022-01-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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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종차별 논란 영화·방송계 집단보이콧 영향
NBC도 중계 외면…SNS·홈피서 결과 공개
“열리긴 했는데 진짜 열린 게 아닌 기묘한 시상식.”(CNN)

미국에서 아카데미와 함께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혀온 골든글로브가 배우들은 물론 관중 하나 없이 초라하게 치러졌다. 그 흔한 레드카펫도 없었다.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지난해 각종 부패와 인종, 성차별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각종 제작사와 배우들이 항의 표시로 시상식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한국배우 최초로 TV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영수를 포함해 ‘오징어게임’ 출연진도 참석하지 않았다. 제작사인 넷플릭스 역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작품을 공식 출품하지 않았지만, 후보 선정은 출품 여부와 상관없이 이뤄졌다.

방송 파트너였던 NBC 방송도 중계를 보이콧하면서 시상식은 중계 없이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문자 중계 형식으로 수상자와 수상작을 공개했다. CNN은 “올해 골든글로브는 열리긴 하는데 진짜 열리는 건 아닌 기묘한 시상식”이라고 평가했다.

골든글로브는 지난해 5월 HFPA가 백인 위주의 회원들로 구성됐다며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고,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부정부패 의혹까지 불거졌다.

미국 제작사가 만든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하고, 작품·감독·연기상 후보에 올리지 않아 인종 차별 논란이 심화됐다. 이후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그동안 받은 트로피 3개를 반납했고, 넷플릭스·워너미디어 등 주요 제작사들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HFPA는 이사회 구성원의 여성·유색인종 비율을 늘리는 등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할리우드의 보이콧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각종 부문에 후보로 오른 스타들 중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다. AP통신, 할리우드리포터 등은 이날 “궁지에 몰린 골든글로브”라며 시상식의 썰렁한 분위기를 전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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