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스의 해외 진출과 황희찬, 그리고 K리그의 준프로 제도

입력 2022-01-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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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의 유스 시스템이 유럽무대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이현주(19)가 바이에른 뮌헨(독일), 김용학(19)이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의 러브콜을 받아 유럽에 진출한다. 완전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이적이다.

둘은 포항의 우선지명을 받은 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었지만, 해외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어 지난해부터 유럽행을 추진해왔다. 최근 포항에 정식 입단한 뒤 이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김용학은 벌써 포르티모넨스 훈련에 합류했다.

유망주를 둘이나 내줬지만, 포항은 선수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 자리 잡지 못할 경우까지 대비했다. 입단 후 임대이적을 통해 선수들의 손쉬운 K리그 복귀길을 열어뒀다. 이진현(25·대전하나시티즌)이 FK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했을 때도 ‘포항 입단-임대이적’의 형태였다. 이를 통해 포항은 소정의 이적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

과거 황희찬(26·울버햄턴) 사례에서 얻은 교훈 덕분이다. 그는 포항제철고 졸업을 앞둔 2014년 말 오스트리아의 레드불 잘츠부르크에 입단하며 논란을 낳았다. 포항과 잘츠부르크는 이적협상을 벌였지만, 이적료에서 이견이 커 결렬됐다. 결국 황희찬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잘츠부르크에 입단했다.


K리그 로컬룰과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사이의 괴리 때문이었다. 우선지명을 받은 유스 선수는 해당 클럽의 동의 없이 이적이 불가하다는 규정이 있지만, K리그 내에서만 통용된다. 포항은 황희찬의 공식 소속팀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적료가 아니라 첫 해 선수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육성지원금을 받는 데 그쳤다.

이후 K리그에도 클럽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호해주는 장치가 마련됐다. 만 16세 이상 유스팀 선수들이 계약을 맺고 K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준프로 제도가 시행 중이다. 향후 준프로 선수에 대한 K리그 구단의 소유권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목표다. 연맹 관계자는 “아직 제도적으로 미완성이지만, 추후 FIFA가 정한 이적료 발생 기준을 맞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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