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가 전 소속팀 부산 KCC를 상대로 세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KCC는 이사회 의결 사항을 가스공사가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와 함께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사진제공|KBL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가 전 소속팀 부산 KCC를 상대로 세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KCC는 이사회 의결 사항을 가스공사가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와 함께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사진제공|KBL



라건아(36·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세금 문제가 KBL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라건아가 자신이 부산 KCC에서 뛰었던 시절이었던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직접 납부한 뒤 KCC에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KCC는 KBL 이사회 결정에 따랐을 뿐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함께 불쾌함을 내비쳤다. 이러한 내용이 기사화됐고, 라건아의 세금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이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실정법과 KBL 규정의 괴리에서 발생한 이번 문제는 결국 법정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KCC는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KBL 이사회 의결 내용과 규정을 지키지 않은 가스공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KBL은 조만간 재정위원회를 개최에 이 사안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부산 KCC 시절 라건아. 스포츠동아DB

부산 KCC 시절 라건아. 스포츠동아DB


KCC는 이번 일에 관련해 한 발 물러서 방관하고 있는 가스공사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4년 개최된 KBL 이사회는 라건아의 특별귀화선수 자격이 사라지는 만큼 그의 신분을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외국인 선수들처럼 남아 있는 세금 문제를 이후에 영입하는 구단이 지불하기로 의결했다. 2024~2025시즌 라건아 영입을 검토했던 일부 구단이 세금에 대한 부담을 느껴 계획을 철회한 이유다.

KBL에 따르면 2023년 3월 이사회에서 외국인 선수 샐러리 캡이 세금이 포함된 네트 계약으로 변경됨에 따라 외국인 선수의 세금은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라건아에게만 특별한 조항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라건아의 세금 문제가 이슈가 된 것은 그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어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하는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현재 KBL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종합소득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로 인해 라건아의 세금 관련 문제는 그가 귀화선수 자격을 상실한 2023~2024시즌 이후로 꾸준히 거론됐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 사진제공|KBL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 사진제공|KBL


2025~2026시즌을 앞두고 라건아 에이전트측은 가스공사뿐 아니라 타 구단에도 계약 가능성을 타진하며 “세금은 선수측이 부담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구단 단장은 “우리도 제안을 받았지만 추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영입 생각을 접었다”고 귀띔했다. 이사회의 의결이 이뤄진 만큼 세금을 선수가 책임져도 추후에는 구단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판단은 달랐다.

이러한 내용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KCC는 가스공사가 KBL 규정과 이사회 의결 사항을 노골적으로 어겼다고 본다. 또한 가스공사와 라건아 사이에 체결한 계약이 KBL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세금 부담 주체에 관한 내용과 다른 만큼 이 또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KCC는 KBL 정관에 명시된 ‘모든 구성은 제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조항과 ‘회원 자격의 상실’ 부분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