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어지럼증 환자는 85만5608명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55만4352명으로 남성(30만 1,256명)보다 많다. 특히 50세 이상 중장년 여성이 36만8010명으로 전체 환자의 43%를 차지했다.
어지럼증은 균형감각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균형감각은 시각이나 후각처럼 독립적인 감각이 아니라 뇌 기능, 자율신경, 근골격계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유지되는 감각이다. 그만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뇌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발음 장애, 심한 두통 등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명절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뇌혈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 있다. 또 뇌졸중, 뇌종양, 뇌전증 등 뇌질환과 관련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추성 어지럼증은 이른 시일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검사 결과 뇌혈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어지럼증이 발생한다면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는 귓속 전정기관의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 이석증이 있다. 귓속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반고리관으로 빠져 생기는 질환이다. 외부 충격 때문에 발생할 수 있으며 명절 준비처럼 장기간 불편한 자세로 가사노동을 함으로써 발병할 수 있다. 이외에 기립성 저혈압이나 약물 등 내과적 질환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불안신경증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도 어지럼증 유발 요인이 된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적절하고 세밀한 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석증은 세반고리관의 해부학적 위치에 맞게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이석정복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치료에도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약해진 균형감각을 강화하는 균형감각재활 치료를 선택해볼 수 있다. 전문 치료사가 환자 개개인 상태에 맞는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치료법이다. 어지럼증 개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적응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두 가지 이상의 요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장기간 지속해온 어지럼증을 임의 처방을 통해 버티려 하다 보면 더 악화하거나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