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 “전복 따던 내가 글로벌 스타? 기적의 연속” [인터뷰]

입력 2022-02-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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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위하준도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최근 종영한 주연작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은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완도 소년 ‘위하준’의 배우 탄생기

‘오겜’ 이정재 등 대선배와 호흡
해외매체 인터뷰·세계팬 응원…
지금도 비현실적으로 다가와
드라마 ‘배드 앤…’로 자신감
연기의 원동력? 가족들이죠
“말도 안 되는 일의 연속이죠.”

배우 위하준(위현이·31)은 가끔 “꿈꾸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세계를 휩쓸면서 국내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후부터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주연을 맡고 안방극장에서도 우뚝 섰다.

변화는 “쉴 틈 없는 스케줄”로 체감했다. 드라마 촬영을 하는 중에도 해외 매체들과 ‘오징어게임’ 관련 인터뷰를 나누느라 새벽 3시에도 카메라 앞에 섰다. SNS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응원 댓글이 넘쳐난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선물까지 쏟아져 들어오는” 깜짝 놀랄 경험도 했다. 정말로 ‘스타’가 됐다.


●“완도군 홍보대사, 꿈 이뤘죠!”


전남 완도가 고향인 그는 지난달 완도군 홍보대사가 됐다. ‘위하준’이라는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덕분이다. 화상으로 만난 위하준은 “내가 뭐라고 이렇게 사랑받나 싶다”며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중”이라고 웃었다.

“학창시절에는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죠. 언젠가 배우로서 고향을 알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루게 돼 기뻐요.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셔서 효도한 기분이 들고요. 아버지를 따라 가두리 양식장에 배 타고 가서 전복 따던 게 생생해요. 곧바로 회쳐서 먹기도 하고, 라면을 끓여 데쳐먹는 전복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배우의 꿈을 안고 서울에 와서도 대학에 입학해 군 복무(2013년 공군 만기전역)까지 마치느라 바쁘게 살았다. 그러니 ‘오징어게임’ 이정재·박해수, ‘배드 앤 크레이지’ 이동욱 등 “TV에서나 보던 선배들과 연기하는” 지금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했다.

“짧은 시간 안에 관심을 받게 됐어요. 애써 내 자신에게 ‘물살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잠시 뿐인 것’이라고 되뇌었죠. 열기가 사그라지고 나면 상처받기 싫어서 더 열심히 드라마 찍고, 항상 하던 대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 때를 전혀 즐기지 못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가족들, 연기의 원동력”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정의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케이(K)를 연기하면서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오징어게임’의 부담감까지 씻어준 드라마가 “내 연기를 기대하게 만들어줬다”고 뿌듯해했다.

“그동안은 나 자신을 내려놓지 못했어요. 일종의 강박 같은 거였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케이를 연기하면서 어느 순간 그게 와장창 깨졌어요. 많이 편해졌어요. 데뷔 초에는 항상 자존감도 낮고 불안과 걱정이 많았는데, 그것들을 내려놓으면서 배우와 사람으로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이제는 좀 더 “여유로워질” 생각이다. 미국배우조합상의 최고상인 앙상블상 후보에 오르는 등 아직 끝나지 않은 ‘오징어게임’ 열기도 “설레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만간 촬영을 시작해 하반기에 내놓는 tvN ‘작은아씨들’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다진다.

“제가 참여한 작품이 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체가 믿기 힘들어요. 어떻게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지 아직도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그만큼 더 책임감 가지고 연기해야죠. 무엇보다 제 작품을 늘 자랑스럽게 여겨주는 가족들을 보면 더 잘하고 싶어져요. 절 보면 쉴 새 없이 상황극을 시키는 5살 조카도 그렇고요. 가족이 연기의 원동력이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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