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전 감독, 떠돌이 생활中 “지인에 사기 당하고…月 60만원” [DA:피플]

입력 2022-02-14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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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박종환 前(전) 축구감독의 근황이 전해졌다.

13일 방송된 TV조선 교양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히딩크 감독 이전에 대한민국에 첫 4강 신화를 안긴 대한민국 축구의 전설, 박종환 전 감독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공개됐다.

박종환 전 감독은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세계적인 강호 멕시코와 우루과이를 꺾고, 기적 같은 4강 신화를 만들어내며 대한민국 축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연이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프로 무대 3연패 달성, 이후 한국 여자 축구 연맹 초대 회장부터 대구FC와 성남FC의 창단 감독을 지내며 대한민국 K리그 최고령 축구 감독으로 그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박종환 전 감독은 각종 논란과 개인사에 얽혀 활동이 뜸해지기 시작했고, 돌연 자취를 감춰 모두를 궁금하게 했다.

그는 '마이웨이' 녹화에서 "그동안 지인들에게 여러 번 사기를 당하고 금융 문제에 휘말리게 돼,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좌절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 7~8명에게 몇 천만 원이 아니고, 있는 것을 모두 줬다. '돈 받으러 가야겠다'고 전화를 안 했다. '가져갔으니까 알아서 언젠가 가져와라' 했다"며 힘들었던 기억을 전했다.

현재 일정한 거처도 없이 떠돌이 생활 중인 박종환 전 감독은 “누가 보면 화려할 거 같겠지만 정말 비참하게 살아온 삶이다. 노령연금 30만원과 아들이 보내는 용돈 30만원으로 산다. 사는 게 엉망”이라고 말했다.

박종환 전 감독은 “제자들이 후원금도 모아줬다. 처음부터 안 받기 시작했는데 그걸 내가 왜 안 받았을까 후회도 된다”며 “그래도 남은 인생 깨끗하게 살아온 삶 그대로 유지하다 훅 떠나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웃음 지었다.

이날 박종환 전 감독은 제자 박선원씨와 함께 뇌 신경센터를 찾았다. 얼마 전부터 이명 때문에 고통을 겪어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는 전문의와 만나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 사람인데 그게 무너질 때는 상상할 수도 없이 힘들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배신감이나 섭섭한 게 아무것도 아닌 거 같은데도 '왜 나한테 그래? 나라면 그렇게 안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니 좀 심하게 어지럼증이 오는 증상도 있다"고 털어놨다.


상담을 마친 전문의는 "뇌에는 이상이 없다. 어지럼증은 뇌에서 오는 것보다 심리적인 원인이 커 보인다. 치료도 그것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이다"며 우울증을 진단했다.

또 아내의 납골당을 찾은 박종환 전 감독은 “뒤따라가서 만나야지”라며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내면서 “허무하다, 한 달에 한 번씩 오고 싶어도 오면 병이나, 애착이 가기때문이다. 이제 1년에 한 번씩 올게, 잘 있어요”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믿었던 지인들의 배신으로 상처받고, 홀로 쓸쓸한 일상을 보내던 박종환 감독에게는 그의 새로운 삶을 응원해 주는 따뜻한 인연들도 있었다. 연예계에 소문난 박종환 감독의 팬인 배우 김형자와 가수 김세레나, 개그맨 엄영수가 '마이웨이'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춘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박종환 전 감독은 손흥민 선수와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한다. 그는 "손흥민은 초등학교 때 내가 여기 와서 한 달간 훈련해 줬다. 그의 아버지나 손흥민이나 근성이 똑같다. 굉장히 노력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인생의 황혼’이라는 연장전을 살아가고 있는 박종환 전 감독에게 응원을 보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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