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자체가 다르더라” 女쇼트트랙 박지윤은 한 뼘 더 성장했다 [강산 기자의 베이징 피플]

입력 2022-02-16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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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민정, 김아랑, 박지윤, 이유빈, 서휘민. 동아일보DB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을 합작한 주인공은 최민정(성남시청)-이유빈(연세대)-김아랑(고양시청)-서휘민(고려대)의 4명이다. 준결선과 결선을 모두 완주하며 귀중한 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메인링크에 서지 못했던 박지윤(23·한국체대)의 공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갑작스럽게 대표팀에 합류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면서도 동료들을 챙기느라 바빴던 그는 최고의 조력자였다. 이유빈이 계주 은메달 직후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자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움도 느껴진다.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박지윤에게 진심을 전한 이유다.

박지윤은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위를 기록했다. 규정상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는 상위 5명, 월드컵시리즈는 6명까지만 나설 수 있다. 그에게는 국제대회 출전권조차 없었다. 7~8위는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함께 훈련하며 상위 순번 선수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면 대체자로 나서는 자리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징계를 받은 선발전 1위 심석희(서울시청)와 월드컵시리즈 도중 부상을 당한 3위 김지유(경기일반)의 베이징행이 불발되면서 박지윤이 극적으로 기회를 잡았다. 그러다 보니 대회 초반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며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큰데, 마음이 무겁고 마냥 기쁘진 않았다. 눈치도 많이 보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최고의 무대를 간접 체험하며 조금씩 시야를 넓혔고, 이는 박지윤이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동료들뿐 아니라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레이스를 직접 지켜본 것도 큰 수확이다. 스스로도 대회 기간 내내 모든 날, 모든 순간, 모든 장면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자 바쁘게 움직였다. “다른 선수들의 준비과정을 유심히 살펴봤다. 월드컵시리즈와 비교해도 선수들의 마인드와 생각이 모두 다르더라. 내게는 매 순간이 의미가 크고 중요하다.”

대표팀으로서도 박지윤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에 참가하며 동료들의 조력자 역할을 든든히 해냈다. 연맹 고위관계자는 “한국에 돌아가면 박지윤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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