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서워 썼지만, 마스크 벗으니 살아나는 경기력?

입력 2022-02-23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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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잠시 중단됐던 V리그가 재개되자 배구장의 풍경은 크게 바뀌었다. 세트가 끝날 때마다 이뤄지던 코트 체인지가 사라지고, 땀이 묻은 바닥을 닦는 마퍼도 기용되지 않는다. 서브 때 공을 선수들에게 건네는 볼 리트리버의 규모도 줄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모습이다. 재개 후 첫 경기였던 21일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전은 물론 22일 현대건설-IBK기업은행전에서도 선수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코트에 들어섰다. 경기 중 벗기도 했지만, 대다수 선수들은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했다.


경기 중 마스크 착용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권고사항일 뿐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선수들이 앞장서 마스크를 썼다. 22일 경기 전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불편하겠지만, 스스로와 상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대로 숨쉬기 어렵다 보니 경기가 진행될수록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해졌다. 결국 일부 선수들은 경기 도중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을 달성한 22일 현대건설 야스민, 양효진 등은 경기 도중 마스크를 벗었다. 호흡이 편해진 야스민은 28점, 양효진은 20점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단순히 숨쉬기 편해져서만 경기력이 살아난 것은 아니다. 야스민과 양효진은 입을 모아 “(마스크를 썼을 때) 호흡도 힘들었지만, 경기 중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다”고 토로했다. 경기 중 리시브, 블로킹 위치를 잡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현대건설은 2세트 들어 범실이 잦아져 IBK기업은행에 흐름을 넘겨주기도 했다. 서브 범실이 많긴 했지만, 수비 위치를 잡는 데 애를 먹었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마스크를 벗었는데, 결과적으로 현대건설 선수들의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공격과 수비가 살아났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경기 중 마스크 착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다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고 불안함 속에 시간을 보내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조기에 종료됐던 2019~2020시즌을 떠올린 양효진은 “그 당시에도 1위였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끝나버리면 너무 싫을 것 같다”며 무사히 올 시즌을 마치길 염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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