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의 귀족’ 피에르 푸르니에 3CD 박스세트 첼로전집 출시 [음반]

입력 2022-03-15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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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푸르니에(Pierre Fournier, 1906-1986)의 세 장짜리 박스세트 첼로 전집이 출시됐다.

‘첼로의 귀족‘(Aristocrat of Cellists)’이라는 애칭답게 미세한 구조에서 전체적인 통일성까지 표정어린 섬세한 멋이 가득한 앨범이다.

첫째 음반에는 체코 출신 영국 지휘자 발터 수스킨트(Jan Walter Susskind, 1913-1980)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연주로 생상스 ‘첼로협주곡 1번’, 제랄드 무어(Gerald Moore, 1899-1987)의 피아노가 함께하는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장 후보(Jean Hubeau, 1917-1992)의 피아노가 함께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외젠 비고(Eug¤ne Bigot, 1888-1965) 지휘, 라무뢰 오케스트라 연주로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변주곡’이 수록됐다.

둘째와 셋째 음반에는 희귀본으로 알려진 피에르 푸르니에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 전곡’이 담겼다. 1948년에서 49년 사이의 녹음으로 푸르니에 최초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녹음이다.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아트투르 쉬나벨(Artur Schnabel, 1882-1951)이 함께 호흡한다.

푸르니에가 들려주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는 ‘첼로의 귀족’이라는 그의 별명이 말해주듯, 고아한 향기가 넘치며 귀족적인 기품과 높은 격조를 지녔다고 평가된다. 이 음반은 푸르니에가 40대 초반에 전곡녹음한 앨범이다. 충만한 에너지로 베토벤의 음악에 섬세한 표정을 불어넣고 있다.

생상스,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의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우리의 귀에 익은 첼로의 대표적 소품들이지만 푸르니에의 디오니소스적인 첼로는 이 소품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낭만주의의 정갈한 음악에 더없이 아름답고 따스한 첼로연주를 들려준다.

피에르 푸르니에는 12세에 파리음악원에 들어가 나중에는 교수가 되어 제자들을 길러내면서 미국, 구소련을 비롯한 전 세계 연주여행을 했다. 그는 음악으로 국경을 허물고 세계인이 서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믿었다.

1978년 5월 9일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에 초청받아 내한공연을 했다. 당시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반주를 맡았다.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영예로운 삶을 산 인물에게 수여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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